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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폭염, 중국 적설량으로 알수 있다?…UNIST, AI로 한국 폭염 예측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인공지능(AI)으로 한국의 폭염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건 중국 톈산산맥과 몽골사막의 적설(쌓인 눈) 깊이가 한국의 폭염일수 예측에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은 해수면 온도, 토양 수분, 적설 깊이, 해빙 농도 등 전 세계 기후 요소들을 분석해 폭염 예측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몽골 사막에 적설 깊이가 얕을 때(위)와 톈산산맥에 적설 깊이가 두꺼울 때(아래) 여름철 기온 및 상층 대기 지위 고도의 패턴. [ⓒ UNIST]
몽골 사막에 적설 깊이가 얕을 때(위)와 톈산산맥에 적설 깊이가 두꺼울 때(아래) 여름철 기온 및 상층 대기 지위 고도의 패턴. [ⓒ UNIST]

한국과 멀리 떨어진 중국 산맥과 몽골 사막에 쌓인 눈의 깊이가 우리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의아할 수 있지만 실제로 가능하다. 과학계에선 지면과 해수면의 변동성이 대기와 상호작용해 멀리 떨어진 지역 기상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원격상관(Teleconnection)'이라고 부른다. 이는 장기 기후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의 물리 방정식 기반 기후 예측 모델은 장기간에 걸친 대기와 지표면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수식화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해수면 온도, 해빙 농도, 토양 수분, 적설 깊이 등 전 지구 지면 및 해수면 요소들에서 한국 폭염일수와 상관성이 높은 지역 내 겨울철과 봄철 변동성을 선별하고, 이를 AI 기계학습 모델의 입력변수로 사용해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 증가와 봄철 몽골 고비사막의 적설 깊이 감소가 여름철 폭염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임을 입증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폭염과 관계가 깊은 지역을 특정하기 위해 우선 '밀도 기반 클러스터링'이란 기술을 활용했다. 이어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라 불리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이 사용된 AI 모델에서 각 입력자료가 예측값 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이때 양의 값을 가지면 입력변수가 예측 결과를 증가시키고 음의 값을 가지면 예측 결과를 감소시키는 기여를 판단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몽골 사막과 중국 톈산산맥의 적설 깊이의 SHAP 절댓값이 다른 입력변수들보다 컸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로 연구팀은 전 지구 지면 및 해수면 변동성 중 한국 폭염일수 예측에 유의미한 지역들을 선별하게 된 점과 연결고리 제시에 성공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또한 기존 물리 방정식 기반 모델보다 정확한 예측 성능의 AI 폭염 장기 예측 가능성을 제시한 점도 가시적인 성과다.

UNIST 임정호 교수는 "기존 기상 예보 모델에서 반영하지 못한 원격상관 인자들과 폭

염 사이의 관계를 모니터링해 예측 정확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한국의 폭염 이해와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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