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 지수 다시 하락세… ELS 공포 다시 커지나, 은행권 ‘노심초사’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상품을 판매한 국내 주요 은행들이 투자자들과 자율배상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손실 규모 확대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가 '경기후퇴'(Recession) 이슈로 크게 흔들리면서 한 때 반등세를 보였던 홍콩H지수도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등 금융권은 홍콩H지수 예상 손실 구간을 5800선으로 잡고, 여기에 충당금 비용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앞서 6일 마감된 홍콩H지수는 5852.61이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향후 실적에서 손실 규모가 다시 확대될 수 있고 현재 진행중인 자율배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ELS중 이달 말 만기 원금 규모는 3437억 원에 달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홍콩H지수가 이달 말 6000선을 지키면 손실액은 273억 원이 예상되지만, 5500선까지 밀리면 손실액은 496억 원으로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월 22일 4943.2를 단기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한 홍콩H지수는 5월 20일 6986.2까지 오르면서 손실 부담을 덜어주는 듯했다.
홍콩H지수가 6000후반대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6월부터 모든 만기 계좌가 이익 상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은행권에서 기대했었다.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대 ELS상품을 판매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던 KB금융의 경우, 지난 1분기에 8620억원으로 대규모 충당비용을 반영한 바 있다. 그러나 올 2분기에는 홍콩H지수의 반등에 힘입어 880억원 가량을 환입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홍콩H지수는 이후 계속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5800선(6일 종가 기준 5852.6)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9월부터는 손실액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 ELS중 9월 만기 금액은 1조1374억 원으로 홍콩H지수 종가가 6000일 때 손실액은 806억 원, 5500일 때는 1868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민병덕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이 투자자들 대상으로 한 홍콩 ELS 자율배상 진행(안내)은 지난달 19일 기준 13만997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9만2794건(66.3%)이 배상동의(합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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