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보호에는 나 몰라라 한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미국 주식 투자 열풍에 수수료 할인 등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현지 대체거래소(ATS)블루오션의 데이마켓(주식거래)서비스 사고가 발생하자,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1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64.9% 증가한 71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증권(3795억 원), 삼성증권(5110억 원), NH투자증권(4227억 원)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4%, 26.4%, 15.2% 증가한 순이익을 보였다.

순이익 증가는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손익 개선 등 기업금융(IB)의 선전에다 증권사 실적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분기에는 밸류업 정책 기류에 편승한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와 거래대금이 늘었고 상반기 내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입으로 관련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유가증권 시장 수수료 수익과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각각 1조610억 원, 55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2배, 1.5배 증가한 수치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수료 이익을 챙기면서 몸집을 불리는 동안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을 시장금리 하락 등의 이유로 낮췄다.

지난해 말 ‘이자 장사’로 돈 버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곤혹을 치른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예탁금 이용료율 공시 이후 이용료율을 인상하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ATS 블루오션이 지난 5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여파로 미국 주식을 낮에도 거래할 수 있는 주간거래 서비스를 당분간 전면 중단했다.

사태가 터진지 약 열흘이 지난 후 조치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빠른 대처를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 차질로 취소된 금액은 투자자 계좌 약 9만개에서 630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