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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철강업에 특화된 AI는 무엇?" 현대제철의 'S2W표 AI' 사용법

김보민 기자
현대제철 데이터전략팀 정대성 팀장(가운데)과 한동윤 책임(왼쪽)이 13일 경기 성남시 현대제철 판교오피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제철 데이터전략팀 정대성 팀장(가운데)과 한동윤 책임(왼쪽)이 13일 경기 성남시 현대제철 판교오피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활용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지만 적절한 사용법과 보안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사내 지식정보플랫폼에 AI 기술을 얹어 주목을 받은 기업이 있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전략에 특화된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사내 직원들을 위한 플랫폼 'HIP(Hyundai-steel Intelligence Platform)'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구축한 데이터 자산은 약 13만건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HIP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AI와 보안이라는 두 토끼를 쥔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S2W와 손을 잡았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3일 두 기업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복잡한 검색, 명령 하나로 '끝'…개인화 질문도 베타 운영

현대제철은 지난 5월 사내 지식정보플랫폼 'HIP'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 5월 사내 지식정보플랫폼 'HIP'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현대제철]

현대제철 HIP는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된 플랫폼으로, 사내문서 검색과 경영지원챗봇 등 두 가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제철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접속해 원하는 자료를 찾아볼 수도, 궁금한 질문을 물어볼 수도 있다.

HIP을 개발한 이유는 간단했다. 정대성 현대제철 데이터전략팀 팀장은 "기술 그 자체보다 'AI가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사람에 먼저 집중했다"고 답했다. 그는 "하나의 생태계로 지식 정보를 구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HIP을 통해) 직원들은 산재된 시스템에서 원하는 정보를 확인하고, 인사 및 총무 담당자들은 질문이나 문의사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직원들이 HIP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플랫폼에 접속하면 안전, 품질, 철강, 제품, 특허 등 자산화한 13만여건의 문서를 업무 영역별로 볼 수 있다. 직원은 사내문서검색을 통해 원하는 질문을 쿼리에 남기기만 하면 된다. '최근 발생한 협착사고에 대한 보고서를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사내 구축 문서를 기반으로 찾아주는 방식이다.

한동윤 현대제철 데이터전략팀 책임은 "각종 업무를 하는 담당자들 사이에서 (영역별) 문서를 검색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있었다"며 "특허 관리나 산업 분석의 경우 별도 시스템이 아닌 직접 HIP에다 관리하고 있고, 시스템에 기반해 연동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화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시스템에 새로운 보고서가 생기면 HIP에 자동 업데이트되는 형태"라고 말했다.

HIP은 전문 용어에도 특화돼 있다. 검색 결과 우측에는 직원들이 생소할 수 있는 단어를 꼽아 이를 설명해 주는 칸이 따로 올라왔다. 협착 보고서를 찾을 경우 '협착'이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와 부가 설명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신입사원이 새로 업무를 시작하거나, 다른 부서에서 합류한 직원이 투입되더라도 생소할 수 있는 용어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정 팀장은 "일례로 '연주'라는 단어는 쇳물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는 설비를 의미하지만, 주로 악기를 다룬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철강업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 생소한 단어가 많다"고 부연했다.

HIP은 경영지원챗봇도 지원한다. 자녀 출산 축하금 등 인사 및 총무에 특화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챗봇으로 챗GPT 사용법과 유사하다. 최근에는 베타 버전으로 개인화 질문에 초점을 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차량 지원금 등 직원 개인마다 적용 범위가 다를 수 있는 부분을 물어볼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다른 임직원에 대한 개인화 정보는 검색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울타리를 막아놨다. 한 팀장은 "무엇보다 개인정보, 그리고 타인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 업무 편의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제철 AI 원동력 'S2W'…AI·보안 노하우 총집결

정진우 S2W 이사가 13일 경기 성남시 현대제철 판교오피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향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정진우 S2W 이사가 13일 경기 성남시 현대제철 판교오피스에서 <디지털데일리>를 만나 향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제철 HIP이 AI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한 배경에는 S2W가 있다. S2W는 AI와 보안에 특화된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으로, 기업 맞춤 생성형 AI 플랫폼 'SAIP(S2W AI Platform)'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 중순부터 본격 SAIP 개발에 돌입했고, 올해 본격 HIP에 올라타며 완전한 제품으로 활약을 시작했다.

S2W는 SAIP에 그동안 쌓아온 AI와 보안 기술력을 집결했다. 정진우 S2W 이사는 "SAIP 플랫폼은 한 마디로 '노하우'라고 말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처리해 인사이트를 추출하고, 검색을 하거나 질문·답변까지 할 수 있는 기업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SAIP의 특장점을 꼽자면 비정형 데이터 처리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역량은 사이버 보안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적됐다. 정 이사는 "(S2W는) 다크웹에 올라오는 개인정보, 코드 거래, 해커들 간 정보 공유 등을 들여다보면서 복잡한 구조를 파헤쳐 데이터를 꺼내 정제하는 작업을 몇 년 동안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터 다크웹이라는 어두운 공간에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이 있었고, AI 기술이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S2W는 AI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에게 SAIP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이번 HIP에 올라탄 SAIP 또한 제철 및 제강 분야의 언어를 잘 이해하도록 구축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정 이사는 "기업들의 내부 데이터는 깔끔하게 정제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AI를 도입할 경우 단순히 챗GPT 등을 끌어오면 되는 문제가 아닌,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이를 잘 처리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형 데이터 처리가 전혀 안 돼 있을 경우, 아무리 똑똑한 생성형 AI라도 이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S2W가 SAIP는 여러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유연성, 그리고 보안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SAIP는 검색증강생성(RAG)에 보안 기술이 결합된 구조로, 정확도와 안전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도메인 학습, 환격현상 보완, 실시간 최신정보 참조에도 특화돼 있다.

정 이사는 "해킹과 같은 악의적인 공격을 넘어, 특정 사용자에게 보여주면 안 되는 정보를 지키는 것 또한 넓은 범위의 보안"이라며 "국가 및 정보기관과 일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때 보안 이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반영했다"고 말했다.

S2W는 현대제철을 시작으로 SAIP를 본격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현재 제철뿐만 아니라 유통을 비롯한 주요 영역에서도 기회요인을 모색하고 있다.

정진우 이사는 "영역별로 데이터 성격은 다르지만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 인사이트를 만들어낸 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다른 시너지를 어떻게 일으킬지 탐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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