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티메프 사태’ 패션·명품 플랫폼도 고삐…“내실경영 강화·흑자 모델 구축”

왕진화 기자
[ⓒ젠테]
[ⓒ젠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전반 신뢰도가 국내 판매자를 중심으로 크게 떨어졌다. 티메프처럼 알렛츠, 1300K와 같은 일부 플랫폼이 사업 철수를 잇따라 발표한 가운데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곳은 여전히 많아, 이같은 서비스 종료는 빙산의 일각이란 시각도 나온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오랜 기간 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해왔다. 자본잠식이란 누적 적자가 극심해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했던 자본금까지 잠식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즉, 회사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금액보다 갚아야 할 금액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판매자(셀러)들은 입점돼 있는 플랫폼 재무건전성 현황을 체크하기 바쁘다. 재무가 상대적으로 건전하지 않거나 정산 시스템이 느리게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게 될수록 계속해서 물건을 판매해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패션·명품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플랫폼은 내실을 다지는 한편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흑자 경영 지속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명품 플랫폼 젠테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전환했다. 젠테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6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 224억원,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결과다.

젠테는 유럽 현지 부티크와의 협력을 통해 700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셀러 입점 없는 부티크 100% 소싱으로 ‘가품 0%’ 정책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평균 재구매율 55.5%, 평균 구매 횟수 7.3회를 기록했다.

이곳은 자체 전사적자원관리(ERP) ‘젠테포레’를 고도화 하며 물류 전산화를 통해 국내외 제품의 배송 기간을 평균 2주 내외로 단축시켰다. 지난달에는 시즌오프를 포함, 창립 이래 월간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젠테는 이른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로 일컬어지는 타 명품 플랫폼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무신사]
[ⓒ무신사]

무신사는 온·오프라인 전략을 병행하며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무신사의 누적 거래액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무진장 여름 블프 행사’에서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을 통해 현금 창출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는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덕분에 최근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매출도 크게 성장 중이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배(2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 경우 지난 7월 월간 매출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무신사는 올해 말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수를 3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스타일은 2024년 상반기 소폭의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스타일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198억원으로 전년(518억원) 대비 320억원 개선됐던 카카오스타일은 올해 하반기에도 반전을 노린다. 카카오스타일은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뷰티와 패션 카테고리의 성장세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은 2024년 상반기 누계 거래액(GMV)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한 2662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W컨셉은 신규 브랜드 발굴과 더블유위크 등 프로모션 흥행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전년 대비 228억원을 개선한 112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해 개인 맞춤형 스타일링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플랫폼 기업들은 각자의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으며,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패션 플랫폼 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