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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토큰증권) 법제화 논의 재점화… 시장 기대주 핑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올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디지털 자산시장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앞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됐지만 폐기됐던 토큰증권(STO) 법제화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STO 관련 기업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STO 법제화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치는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IT&핀테크 기업인 핑거(대표 안인주)는 이같은 'STO 법제화' 이슈에 가장 민감한 기업중 하나로 손꼽힌다.

핑거는 STO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경우,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발주하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비롯해 조각투자와 같은 STO 플랫폼의 활용 등 다양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중심으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일치감치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핑거는 앞서 블록체인 시장 초기부터 이 분야에 강점을 보여왔고, 3년전 NFT(대체불가토큰) 광풍이 불 당시, 실물자산의 디지털 상품화에 대한 노하우를 착실하게 쌓았다.

현재 시장의 초미관심사인 STO(토큰증권)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도 이때부터 축적됐고, 2년전 KISA(한국인터넷진흥원)과는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과 관련한 특허를 내기도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신감과 내공을 가졌으면서도 STO의 법제화가 아직 최종적으로 완성되지 못하다보니 시장의 기대는 아쉬움으로 변한 상황이다.

STO 이슈 등으로 뜨거웠던 지난해 4분기, 1만8000원대까지 치솟았던 핑거의 주가는 현재 6000원~7000원대에서 횡보중이다.

그래도 핑거측은 STO시장의 개화는 속도의 문제일뿐 반드시 가야할 방향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8월28일, 본지는 핑거의 STO 셀을 총괄하고 있는 김정한 이사를 만나 STO시장 대응에 대한 준비 상황을 들어보았다.

김 이사는 "STO가 시장에 처음 제시됐을때는 시장과 대중들의 인식이 저조했지만 이후 이를 제도권내로 진입시키기위한 법제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며 "아직 법제화 전이기때문에, 투자계약증권의 형식으로 블록체인 기반 조각투자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TO가 법제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다시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이사는 STO시장 개화에 대비해, 핑거가 가진 강점은 크게 3가지를 꼽았다. 풍부한 시스템 구축 경험, 블록체인 등 핵심기술에 대한 전문성, 안전한 시스템 구현을 위한 기술력이다.

여의도 전경련 빌딩내 핑거 본사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여의도 전경련 빌딩내 핑거 본사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

◆핑거 "국내 e뱅킹·핀테크 플랫폼 풍부한 구축 노하우"… STO 플랫폼 시장 개화 기대주

먼저, 핑거가 가장 강점으로 꼽은 것은 국내 증권사 등 금융권을 고객으로 한 STO 관련 시스템통합(SI) 구축 능력이다. 핑거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이 넘도록 국내 e뱅킹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뛰어난 시스템 구축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도 핑거의 주요 매출은 이같은 시스템 구축(SI) 부문에서 70%이상 나올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의 평판은 단단하다.

STO 거래를 위한 플랫폼 구축도 결국 e뱅킹 플랫폼과 같은 구축 경험과 노하우에서 이뤄지는데, 선도적으로 이미 관련 시스템 구축을 진행한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의 사례를 봤을 때 1개 프로젝트당 시업 규모는 약 80억~12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김 이사는 "질좋은 STO 시스템 구축 능력을 키우려면 시스템 개발 및 구축 노하우와 함께 인력 확보외에 STO 및 블록체인 전문인력까지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하여 핑거는 이큐비알, 지크립토 등 블록체인 및 STO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4개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5개사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어 김 이사는 "STO 시스템 시장은 법제화가 된다고 가정할 경우, 3~4년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STO 시스템 구축은 1회성 매출이지만 시스템 구축 이후에도 시스템 유지보수서비스 등 매출이 꾸준히 창출되기때문에 비즈니스 연속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경우, 대형사들은 독자적으로 STO 플랫폼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코스콤에 전산시스템을 파워서비스하고 있는 증권사들도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이라는 기술적 특성상 이 STO플랫폼은 독자적으로 준비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STO 시스템 구축의 발주사가 증권, 은행 등 금융권만 있는 것도 아니다. STO의 시장 참여자의 범위를 어띠까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도 STO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청약, 유통, 발급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만 한다.

우선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조각투자서비스 추진… 광동제약과 제휴, '식음료' 기초로 서비스 계획

핑거가 내세우는 두번째 강점은 STO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 분야에서의 핵심 기술력이다. "현재 핑거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시도할 있는 모델은 다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이사의 전언이다.

그런점에서 주목해야할 것이 최근 헬스케어 및 제약분야 선두주자인 광동제약과 제휴를 맺고, 투자계약증권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조각투자 사업이다. STO의 법제화가 아직 안됐지만 사실상 STO의 로직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7월 핑거는 광동제약의 기초자산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발행하는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광동제약의 자산을 기반으로 ▲토큰증권 발행&유통 상품화 협력 ▲디지털 자산분야 공동사업 협력체계 구축 ▲디지털 자산 유동화 사업추진을 위한 제반 인프라 및 기술요소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 미술품 등을 실물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이 발행된 적이 있지만 식음료 부문에선 첫 사례다.

김 이사는 "현재 금융 당국으로부터 이 서비스를 위한 사전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빠르면 올 11월쯤, 늦어도 내년 1~2월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일반 투자자들은 '비타500' 등을 히트상품을 내놓고 있는 광동제약의 '식음료' 부문에 조각투자자로 참여해, 투자자와 소비자로서의 이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이사는 "현재 국내 식음료 부문은 복잡한 중간유통부문때문에 최종 소비자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조각투자자로 참여하게되면 직접 광동제약의 제품을 유통마진없이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보유한 조각 투자의 밸류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개념을 설명했다.

또한 생산자는 반면 생산인프라 비용을 조달할 수 있고, 제품의 고객 충성도도 크게 높일 수 있다. 구조 자체는 일종의 유통 체인의 멤버십으로 이해해도 되며 여기에 투자수익까지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현재 핑거는 식음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소비재 제품군을 중심으로, 업종별 대표 기업들과 협의를 진헹하고 있다"면서 "다만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해당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STO 청약 및 발행, 유통 등 전범위에 걸친 안전성에 기반한 기술력이다.

넓은 의미의 가상자산의 범주에 속하는 STO는 특히 고객(소비자보호) 정보보호가 최우선의 가치다. 핑거는 이를위해 고객의 키를 안전하게 관리하기위한 MPC (multi-party computation 분산키)기반의 플랫폼 구현 등 보안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식음료 분야에선 아직 투자계약증권 발행 전례가 없는 만큼 증권발행을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이번 광동제약과의 제휴를 계기로 좋은 선례를 남긴다면 보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유통 혁신에 참여해 소비재 및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핑거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연결기준)은 국내 핀테크업계 전반의 침체 상황을 반영하듯 아직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12억원대의 흑자와 비교해 대조를 보였다. 다만 이와관련 핑거측은 "이는 계열사의 부실을 이번 분기에 반영해 떨었기 때문으로 회사측의 본질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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