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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난 방송시장 곳간…'지상파 VS 유료방송' 갈등 수면 위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방송시장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정된 재원을 둘러싼 사업자 간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케이블TV가 지상파 무료 VOD(주문형비디오), 이른바 FOD(Free Video on Demand) 서비스를 중단한 것에 대해 지상파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케이블TV는 과거와 비교해 지상파 FOD의 경쟁력이 떨어졌을뿐더러 지속할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인 반면, 지상파는 가입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4일 ‘LG헬로비전은 가입자 권리를 침해하는 FOD 강제중단을 즉시 철회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LG헬로비전과 HCN, KCTV광주방송, 푸른방송, 남인천방송, JCN울산중앙방송, 씨씨에스 충북방송 등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지난 3일자로 지상파 FOD 서비스를 중단했다.

FOD는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의 VOD 서비스를 말한다. 유료로 가입자에 공급한 뒤 평균 한 달의 홀드백(방영유예기간)을 두고 무료로 공개되는 콘텐츠를 말한다.

한국방송협회는 케이블TV 사업자의 지상파 FOD 서비스 중단에 대해 ‘가입자의 피해를 도외시한 불공정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FOD 중단은 가입자의 시청 선택권을 침해하고 추가적인 부담을 유도하는 편법적인 영리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VOD 상품의 완결성을 훼손해 미디어 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VOD서비스는 동일한 콘텐츠를 최초 유료로 가입자에 공급하다가 일정 기간 경과 후 무료로 전환되는 하나의 완결된 상품으로, FOD 서비스 중단은 하나의 완결된 상품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FOD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2년 지상파 콘텐츠 이용 비중은 약 60%에서 2022년 약 30%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용건수도 2013년 1억3993만건에서 2023년 10분의 1수준인 1418만건으로 줄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FOD서비스가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것도 이유지만 더 큰 문제는 케이블이 효용성이 급락한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케이블TV가 지불한 콘텐츠 사용료는 2022년 기준 수신료대비 86.7%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상파 무료 VOD서비스는 이용약관 상 시청자 고지 대상도 아니지만 케이블은 지난 한 달간 시청자 고지, 자막 등을 활용해 관련 서비스 변경 전달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케이블TV 사업자에게 FOD 서비스 중단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법적대응도 시사했다. 협회는 “본 행위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지상파 방송사는 LG헬로비전 등 해당 방송사업자를 불법사업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으며 일체의 콘텐츠공급계약 지속 여부의 검토와 함께 위법행위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에 돌입할 수밖에 없음을 미리 알린다”라며 “규제기관에도 해당사업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신속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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