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디지털정부 예산 소폭 올랐지만…도사리는 ‘행정망 장애’ 공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지난해 11월 발생한 행정망 장애 이후 공공 정보화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의 내년도 디지털정부 관련 예산 편성이 전체 사업비 예산 축소에도 불구하고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행안부가 최근 공개한 2025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내년 사업비 예산은 4조6394억원으로 책정돼 전년보다 6494억원(12.3%) 감소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정부’ 분야 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은 8233억원으로, 전년도 예산(‘디지털플랫폼정부·정부혁신’ 분야) 7980억원보다 253억원(3.2%) 증가했다.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내년도 디지털정부 예산(17.7%)이 전년도 예산(15.1%)보다 2.6%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 행정전산망 셧다운으로 정부24 등 공공서비스 일부가 중단되는 사태 이후 공공 정보시스템 개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디지털정부 예산에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1등급 시스템의 노후 서버와 전산장비를 클라우드 형태로 전환·통합하기 위한 ‘노후장비 통합’ 예산이 올해 1464억원에서 내년 1627억원으로 163억원 증액 편성됐다. 또한 전산장애 신속 대응을 위해 ‘24시간 관제체계 구축’ 예산,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한 ‘서버·센터 이중화 구현’ 예산이 각각 30억원 배정돼 전년보다 순증했다.
지난 2024년도 예산안에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따른 노후장비 통합구축 예산으로 740억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이 외에는 주로 국정과제였던 ‘정보보호인프라 확충’(모바일신분증 등)이나 ‘행정서비스통합포털 운영’ 등에 예산을 증액시켰다.
행안부는 이와 같은 예산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행정망 마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공공 정보화 인프라 고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행안부가 공공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과제에 속도를 올리고 있고, 공공 정보화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노후장비 업그레이드 외에도 공공 소프트웨어(SW) 개발비 인상 및 생태계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증액 수준을 아쉬워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오는 연말까지 국회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국회를 거쳐 정부가 희망한 예산이 깎여나가는 일도 다반사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도 예산의 경우 디지털정부혁신 예산으로 당초 정부안에선 7925억원을 편성했다가 본예산에선 7980억원으로 소폭 올라 확정됐다. 그럼에도 그 중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예산은 정부안 758억원에서 최종 740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행안부는 최근 다섯 번의 도전 끝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한 8년간 사업비 6807억원 규모의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서도 국회 예산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구축돼 현재 20년이 넘은 시도행정시스템과 새올행정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는 이 차세대 사업은 해당 시스템들이 오랜 장비 노후화로 인해 장애가 발생해 지방행정서비스 대란까지 번질 수 있는 시급성을 감안할 때 조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행정망 장애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또한 제도 개선과 예산 확보에 힘써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행안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터진 공공 시스템 오류 사태와 관련한 소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국회 역시 행정망 오류 사태 재현을 막기 위한 예산 및 입법적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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