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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국내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정말 호황일까?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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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인공지능(AI)과 멀티 클라우드 수요 및 공공 시장 확대 기대감으로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낙관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세 곳이 가장 최근인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모두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가운데, 올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공공분야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사업들이 본격화되는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크라우드스트라이크 오류 사태로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전반적으로 봐도 메가트렌드인 AI 덕분에 다량 데이터와 고성능 연산 처리에 필요한 클라우드는 그 어느 때보다 각광받는 추세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CSP들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며, 최근까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도 누구랄 것 없이 클라우드 사업에 미래를 거는 모습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따져보면 사실 국내에서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아직까지 크게 돈을 버는 사업은 아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이 83억원에 그쳐 전년(1029억원)보다 91.9% 급감했고, NHN클라우드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78억원에서 547억원으로 약 7배 급증했다. IDC 사업이 캐시카우인 KT클라우드만 208억원에서 43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메가존클라우드나 베스핀글로벌 같은 MSP들은 아예 만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국내 클라우드 비즈니스 자체가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CSP들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나 MS 같은 글로벌 CSP가 장악해 있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보다는 외산 진입규제가 존재하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 위주로 성장을 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민간 시장에선 글로벌 빅3 CSP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르지만 거꾸로 공공 시장에선 국내 빅3 CSP가 80%를 점유하고 있다.

공공 시장은 그러나 민간에 비해 규모가 작고 매번 정부 예산 기조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엄격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막대한 초기 투자가 들어가지만, 그에 비해 이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오죽하면 공공 시장에서 민관협력사업(PPP) 비중이 높은 모 CSP 업체는 최근 실적 악화로 인한 매각설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항상 말하는 게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박리다매가 중요하다”며 “어떻게든 규모의 경제로 투자를 쏟아부어서 시장을 장악하고 결국은 승자가 다 가져가는 ‘위너 테이크 올(Winner takes all)’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성장하기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 국내 CSP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클라우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실제 현업에서 체감하기로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MSP 비즈니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동안 국내 MSP 업체들은 CSP의 제품을 재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제한적인 수익 구조와 출혈 경쟁으로 인해 적자를 반복해 왔다. 한 MSP 업체 대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MSP라고 하면 양적으로 사람을 투입해 관리하는 SI(시스템통합)식 비즈니스를 하니 수익이 좋아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한계를 느낀 MSP 기업들이 단순 인프라 관리에서 벗어나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흑자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에 안심하기보다 질적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노력과 글로벌 기업들의 규모의 경제에 맞설 수 있는 세제 지원 등 정부 지원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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