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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고전압 미드니켈 개발 막바지 돌입…내년 이후 양산 전망 [소부장박대리]

고성현 기자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SK온]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SK온]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SK온이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응하는 전략제품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관련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마무리된다면, 미국 고객사가 추진하는 신규 전기차 프로젝트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파우치 타입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 완료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제품 개발 후 공정성 검증을 진행하는 중으로 양산라인 적용 이전 안정화를 추진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미국 등 주요 전기차 고객사의 차세대 모델에 탑재되는 제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원료인 니켈 함량을 50~60% 등 범용 수준으로 낮추되, 기존 3.7~4.1V 수준의 전압을 4.4~5V까지 높인 배터리다. 니켈 함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대신 하이니켈에 근접한 에너지밀도를 갖추고 있는 가성비 제품이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LFP 배터리 보급이 급증한 현 시장 상황을 타개할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감에 따라 폼팩터 다양화, 케미스트리(소재 화합물) 조성 변화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전략을 추진해왔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역시 '저가형 배터리'라는 이름을 붙여 개발을 추진해왔다. 전기차 업체들 역시 주행거리 향상을 목표로 하이니켈 배터리를 탑재한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를 계획했으나, 커지는 화재 안전성 문제와 보급형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미드니켈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아울러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에는 단결정 양극재가 전량 채용된다. 단결정 양극재는 개별 소재의 입자를 하나로 뭉쳐 만든 양극활물질이다. 기존 다결정 대비 압연·충방전 시 균열이 발생하는 현상이 줄어 가스 방출 등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같은 용량의 다결정 대비 밀도가 높으며, 고전압 적용이 가능해 배터리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당초 단결정 양극재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5~10% 내외 함량으로 다결정 소재와 혼합해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에서는 이를 100% 활용하는 방안이 주력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타 폼팩터 대비 침체 강도가 높은 파우치형 배터리 시장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높은 셀당 에너지밀도와 차량 플랫폼 자유도로 각광받아왔으나, 전극 균열로 발생하는 가스 방출과 얇은 외장재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각형, 원통형 배터리 대비 수요가 떨어진 바 있다. 단결정을 적용한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가 안착한다면 파우치형 자체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이번 검증을 마무리하면 고객사의 테스트를 거쳐 양산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산 시기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혹은 내후년 상반기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도 파우치형 제품 수요 확대를 위해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개발이 완료되면 내년이나 내후년쯤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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