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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업계 오픈AI '스트로베리' 관전평…"초격차까지는 아니다"

이건한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오픈AI가 코드명 '스트로베리(Strawberry)'로 알려진 추론 특화모델 'o1'을 공개한 가운데, 국내 AI 업계에서도 다양한 평가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o1에 활용된 기술 자체가 새롭고 혁신적인 것은 아니지만 향후 AI 사용 행태와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픈AI는 12일(미국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AI는 답변하기 전, 생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도록 설계된 새로운 AI 모델 시리즈 '오픈AI o1'과 '오픈AI o1 미니'를 개발했다"며 "이 모델들은 복잡한 작업을 추론하고 이전 모델보다 과학, 코딩, 수학 분야에서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테스트에서 신규 모델은 물리, 화학, 생물학의 어려운 기준 작업에서 박사 과정 학생들과 유사한 성과를 보였다"며 "수학과 코딩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오픈AI 홈페이지 갈무리]
[ⓒ오픈AI 홈페이지 갈무리]

추론은 이미 알고 있는, 또는 확인된 정보로부터 논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행위와 과정이다. 수준 높은 추론을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는 물론, 논리적 사고를 통해 정확하고 근거가 뚜렷한 답변을 만드는 '사고(思考)' 능력이 중요하다.

AI 전문기업 업스테이지의 박찬준 수석연구원은 "이번 o1의 공개는 AGI(범용인공지능)에 한단계 더 다가가는 과정 중 하나로 해석된다"며 "특히 인간과 같은 AGI 구현을 위해서 생각의 사슬(CoT) 기법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학습 과정에 잘 녹여내는 패러다임이 이제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향후 상용화 비용이 관건으로, 고도화된 AI 추론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더욱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에 구축 및 사용 비용은 계속 비싸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검색 플랫폼 라이너의 AI 기술 전문가는 "GPT-o1에 적용된 생각의 사슬(CoT), AI가 스스로 자신의 사고 과정을 검토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는 기법 등은 이미 기존 모델에서도 충분히 추론 가능한 기법이었다. o1의 차이점은 이를 '학습단계'에 녹였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경쟁 빅테크 기업들도 충분히 추격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소비자들은 기존의 100ms(밀리세컨드) 이하의 답변 반응 속도도 느리다고 생각했다가 추론에 수십초가 걸려도 만족도가 높은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기다리겠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다소 비싸고 느려도 결과가 훌륭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학습하게 되면 그만큼 AI가 만드는 부가가치에 대한 소비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오픈AI가 o1 발표로 경쟁사들과 큰 격차를 벌린 것으로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다소 상반된 전망이 나왔으나, 대체로 '새로운 기술은 아니였다'는 평가를 보였다. (이하 익명요구)

스타트업 A는 "AI의 추론 능력은 LLM의 성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측면에서 오픈AI와 경쟁사들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천 소프트웨어의 성능 강화라는 점에서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스타트업 B도 "o1의 방식은 기존에 CoT로 불리던, 스스로 문제를 쪼개어 차근차근 추론을 이어가던 방식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학습한 것으로, 공개 이전부터 유사한 방법론들이 제시됐다. 이번에 성능 면에서 큰 격차를 보여준 것은 맞으나 기존 라이벌들이 오픈AI를 지속해서 추격하기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한 그보다 o1 공개가 불러올 가장 큰 변화는 초기학습에 매우 많은 비용을 투자한 뒤, 추론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다고 된다는 패러다임이 깨진 것"이라며, 기존에 메타와 구글이 큰 비용을 들여 구축한 오픈소스 모델을 저렴하게 쓰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이후 기업과 소비자 모두 추론 능력 활용에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C는 "오픈AI의 o1 모델 이외에도 최근 추론에 특화된 오픈소스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즉, 복잡한 영역에 특화된 LLM들도 결국 현재의 LLM처럼 흔하고 저렴해지며,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주요 빅테크들은 이번 격차를 단기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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