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박대리보고서] 4680 양산 시점 오나…1.8조 신규 수주 확보한 포스코퓨처엠

고성현 기자

배터리⋅소재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박대리>가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독자들을 위해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박대리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

캐즘 돌파 나선 에코프로…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로 양극재 업계도 실적 하락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에코프로는 반도체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급증했던 전기차 수요는 정부의 보조금 축소, 인프라 부족,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생산 기업들은 생산량 조절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차전지부터 양극재, 전구체 등 밑단 기업들 역시 줄줄이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삼성SDI, SK온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에코프로도 실적 악화를 피해 가지 못했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지주사 에코프로의 경우 전년 대비 적자 전환, 영업손실 84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1조8846억원에서 8640억원으로 줄며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양극재 사업회사 에코프로비엠도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잠정 수출액은 3억 8298만 달러(약 526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7% 감소했다. 수출 중량도 6월 기준 1만 3894톤으로, 4월 이후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수출량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내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하반기 눈높이는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배터리 양극재 사업이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 에코프로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소재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며, 최근 2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 개발과 생산 시설 확충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가 반도체 소재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회사가 오랫동안 쌓아온 화학 공정 기술이 반도체 소재 생산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적인 고순도 화학 소재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시장에 대한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이 기술적 강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0일 한화빌딩에서 진행된 '액침냉각 ESS' 아카데미에서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사업실장이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SK엔무브]
10일 한화빌딩에서 진행된 '액침냉각 ESS' 아카데미에서 서상혁 SK엔무브 e-Fluids B2B사업실장이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SK엔무브]

한화에어로스⋅SK엔무브, '불타지 않는 ESS' 개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윤활유 전문기업인 SK엔무브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10일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해양수산부 산하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박에 공급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액침냉각 ESS는 배터리 셀(Cell) 하나가 발화돼도 내부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다른 셀에게 영향을 주지 않아 화재 예방이 가능하다. 기존에 ESS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공랭, 수냉식 방식과 달리 냉각 플루이드로 내부를 완전히 채운 방식은 외부로부터 먼지와 염분 등의 유입도 원천 차단해 내부 손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거했다.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해 주요 모델(품명: SEAL)이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파나소닉]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파나소닉]

"4680 배터리 준비 완료" 외친 LG엔솔·파나소닉, 본격 채용 시점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이 차세대 원통형 제품인 4680 배터리 생산 준비 막바지에 들어서면서 관련 양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가 이르면 올해 말 4680 배터리 공급을 시작해 내년부터 관련 제품의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일본 와카야마현 공장에서 4680 배터리를 대량 양산할 준비를 완료했고, 최종 평가를 마치는대로 즉시 생산을 돌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길이가 80mm인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2170 대비 지름 크기가 2배 커지면서 더 높은 에너지밀도와 용량을 갖췄고,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탑재 수량은 물론 불용공간을 줄일 수 있어 원가 절감·주행거리 향상을 모두 갖출 수 있는 배터리 시장 내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이 배터리를 우선 채용할 것으로 꼽히는 기업은 미국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인베스터 데이부터 4680 배터리 개발을 발표한 뒤 자체 배터리 공장에서 양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이버트럭 등 차세대 모델에 이를 탑재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지속적인 건식 전극 적용 문제와 낮은 수율 등으로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에 대한 공급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파나소닉은 4680 배터리를 와카야마 공장에서 초도 양산해 테슬라에 공급하는 한편, 미국 켄자스주에 짓고 있는 신규 공장을 통해 관련 대응력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 전기차 하이니켈 양극재 신규 수주…1조8484억원 규모

포스코퓨처엠(대표 유병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 대규모 양극재 수주에 성공했다. 포스코퓨처엠은 11일 1조8454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액은 작년 포스코퓨처엠 매출의 38.8% 규모다. 이차전지 제조사인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합의에 따라 계약 상대방과 계약 기간 등 자세한 내용의 공개를 유보한다. 계약은 11 기준 달러화 기준으로 체결됐으며 포스코퓨처엠은 종가 환율을 적용해 원화 기준 거래액을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수요 정체 속에서 체결된 큰 계약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SK온]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1공장 전경 [ⓒSK온]

SK온, 고전압 미드니켈 개발 막바지 돌입…내년 이후 양산 전망

SK온이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응하는 전략제품인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관련 제품에 대한 테스트가 마무리된다면, 미국 고객사가 추진하는 신규 전기차 프로젝트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파우치 타입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 완료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제품 개발 후 공정성 검증을 진행하는 중으로 양산라인 적용 이전 안정화를 추진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미국 등 주요 전기차 고객사의 차세대 모델에 탑재되는 제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원료인 니켈 함량을 50~60% 등 범용 수준으로 낮추되, 기존 3.7~4.1V 수준의 전압을 4.4V까지 높인 배터리다. 니켈 함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대신 하이니켈에 근접한 에너지밀도를 갖추고 있는 가성비 제품이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LFP 배터리 보급이 급증한 현 시장 상황을 타개할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감에 따라 폼팩터 다양화, 케미스트리(소재 화합물) 조성 변화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전략을 추진해왔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역시 '저가형 배터리'라는 이름을 붙여 개발을 추진해왔다. 전기차 업체들 역시 주행거리 향상을 목표로 하이니켈 배터리를 탑재한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를 계획했으나, 커지는 화재 안전성 문제와 보급형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미드니켈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아울러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에는 단결정 양극재가 전량 채용된다. 단결정 양극재는 개별 소재의 입자를 하나로 뭉쳐 만든 양극활물질이다. 기존 다결정 대비 압연·충방전 시 균열이 발생하는 현상이 줄어 가스 방출 등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같은 용량의 다결정 대비 밀도가 높으며, 고전압 적용이 가능해 배터리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당초 단결정 양극재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5~10% 내외 함량으로 다결정 소재와 혼합해 사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에서는 이를 100% 활용하는 방안이 주력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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