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매도하세요” 차트분석에 자산관리까지...금융권 AI 전환 가속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엔씨소프트 차트의 1차 지지선은 17만원이고, 2차 지지선은 16만원이에요. 1차 저항선은 19만원, 2차 저항선은 20만원이에요. 심리적 저항선은 21만원으로 보이네요. 최근 하락세가 강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요.”
이는 차트분석 인공지능(AI) ‘차분이’가 엔씨소프트(엔씨·NC) 주가 차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추가로 ▲매매전략 ▲가격패턴 ▲거래량 ▲기술적지표 등 투자에 참고할 만한 정보까지 항목 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트분석AI ‘차분이’를 QV 나무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도입했다.
차분이는 매수·매도·손절 등 다양한 경우 수에 따른 투자 의견과 매매전략을 제시한다. 엔씨소프트를 예로 들면, 매수에 대해서는 “현재 주가가 지지선 근처에 있어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 지지선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매수 해보라”고 조언했다. 매도에 대해서는 “저항선 근처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특히 20만원 이상에서 매도 기회를 노려보라”고 분석했다.
또, 차분이는 엔씨소프트 차트를 분석해 “이동 평균선은 주가의 평균을 나타내는데, 현재 주가는 단기 이동평균선 위에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차분이는 가격 추세, 변동성, 지지선과 저항선, 패턴 등을 분석하는 ‘기술적 분석’도 제공한다.
현재 베타버전으로 적용 중인 차분이는 차분이는 NH농협금융지주 ‘AI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컨설팅 지원으로 개발됐다. 인공지능 기업 오픈AI 생성형 AI 모델인 ‘챗GPT-4o’를 활용했고 지난달에는 관련 기술 특허도 출원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차트는 투자에서 굉장한 중요한 정보로 전문가들도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영역”이라며 “차트 분석 AI는 차트를 쉽게 풀어 제공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금융권에서는 차분이 외에도 AI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간편투자 플랫폼 ‘핀트’ 운영사 디셈버앤컴퍼니는 대표 주식투자 알고리즘인 ‘미국 및 한국 주식 솔루션’에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기존보다 더 똑똑해진 AI를 통해 추가 수익률과 사용법 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미국·한국주식 솔루션’에는 핀트 자체 AI 기술이 탑재됐다. 주식 가격데이터에 기반한 테크니컬 모델과 재무제표 등 펀더멘털 데이터 모델 등을 기반으로 앙상블 기법(여러개 머신러닝 개별모델을 조합해 최적의 모델로 결합하는 작업)을 활용했다.
여기에 LLM 모델이 반영되면 투자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핀트 설명이다. ‘LLM 애널리스트 종목 스코어링 엔진’은 재무제표 항목 주요 추세 변화와 주요 재무 비율을 분석·계산해 미래 수익률 상승 여부를 예측한다.
송인성 디샘버앤컴퍼니 대표는 “성장성 좋은 개별종목을 선별하는 아이작 투자엔진에 생성형 AI LLM 기술을 더함으로써 그 효과를 높이겠다”며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AI 기반 자산운용서비스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에서는 최근 생성형 AI 기반 ‘AI투자챗봇’ 서비스를 자체 MTS에 도입했다. AI투자챗봇 서비스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국내주식과 미국주식 투자정보를 대화형 서비스로 제공한다. 이용자가 주식 및 시장에 대한 질문을 하면 ▲시장 동향 ▲종목뉴스 요약 ▲종목별 수익지표 ▲가치평가 ▲차트 등 다양한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AI투자챗봇 서비스는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 AI 솔루션 기업 모트에이아이(MOAT AI), IBK투자증권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도입한 알고리즘 AI 서비스 이번 생성형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MTS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융당국 망분리 규제 완화 기조에 따른 다채로운 AI 서비스 개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가명정보’를 생성형 AI로 처리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제특례를 연내 시행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가명정보’는 추가정보 없인 신용정보주체를 특정할 수 없는 개인신용정보를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가명정보를 포함한 대부분 금융정보를 생성형 AI를 통해 처리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더라도, 뉴스 정보나 서비스 안내를 해주는 기능을 선보이는 데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규제특례를 활용해 보다 다채로운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존 AI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챗봇 서비스 외 다양한 신개념 서비스 개발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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