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탐방] 윤진호 교수 “2030년부터 한파는 사라지고 폭염 일상화”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올여름에는 계속 여기저기 인터뷰하느라 바빴다. 왜 이렇게 덥냐고 묻는 사람이 많더라. 북태평양 고기압이 너무 특이하게 성장한 탓이었다”
2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동 연구실에서 만난 윤진호 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올해 여름 날씨를 돌아보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상 기후 탓에 한반도로 들어오는 남풍 혹은 남서풍이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을 받아 계속해서 덥게 느껴졌다는 것이 윤 교수 분석이다.
윤 교수는 기후변화와 기후변동성, 극한기후, 기후모델링 등을 연구하며 급변하는 현대 이상 기후 대응책을 마련하는 ‘날씨 전문가’다. 연구실 내 마련된 자체 기후모델을 통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윤 교수 분석에 따르면 폭염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는 않고, 등락을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 우상향을 그리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올해처럼 이전 폭염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는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지난 2018년을 생각해보면 엄청 더웠는데, 2019년엔 그렇게 덥지 않았다”며 “실제 온도 기록을 보면 2018년에 확 뛰었다가 다시 떨어졌다. 이렇듯 온도가 왔다 갔다 하면서 (폭염 기록) 고점을 경신하는 패턴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파도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아직까지는 미지근한 겨울과 매서운 한파가 번갈아 찾아오는 현상이 지속됐지만, 일정 임계치를 넘는 순간 한파가 생성 빈도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윤 교수는 “모델 예측상으로는 2030년 2040년 까지도 한파는 만들어질 수 있다. 지구 기온 증가로 북극 얼음이 녹고 해수온도가 낮아지면서 한파가 형성돼 한반도에 찬공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다 어느 순간 한파가 형성이 빈도가 떨어지는데 그 시점이 아마 2030년, 2040년 그 근처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다 2100년을 넘어서면 계절 변화까지 역행할만한 수준 날씨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AI를 활용한 기후 예측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AI를 통한 기후 예측 모델링 연구는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작동원리를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한 ‘블랙박스’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분석이다.
그는 “기상학자에게 AI는 ‘고급 통계 도구’로 여겨진다. 이전에 사용하던 모델보다 확실히 성능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블랙박스 문제 등이 남아있다”며 “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에서는 이미 수준 높은 기후 예측 모델을 선보였는데, 이들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것이 강수량에 대한 예측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구글에서는 애초에 ‘강수량 데이터는 검증되지 않았음’이라는 문구를 써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날씨 예측에서 데이터는 다다익선이다. 다른 형태 관측 자료가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여러 모델을 섞어 쓰게 되는데, 그때 AI를 쓰려는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자료를 합성하는 역할로 AI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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