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탐방] 고양이 눈 카메라가 있다?…개미부터 뱀까지 영역 넓히는 생체 모사 기술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고양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고양이 눈은 야간에 진가를 발휘한다. 구조적으로 빛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도록 눈이 발달했기 때문에 ‘생체 야간투시경’을 항시 착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특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 카메라를 개발한 연구자를 직접 만나봤다.
26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만난 송영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나 자동차 등 다양한 이동체가 효율적으로 목적 수행하려면 맞춤형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며 “고양이나 뱀 이런 동물들의 일자형 동공을 모사해 객체 구분에 특화된 카메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와 김대형 서울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진은 최근 밝거나 어두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도 객체를 감지하고 인식하는 성능이 향상된 생체 모방 카메라를 개발했다. 기존 카메라의 조리개 시스템이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해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감시 로봇 등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송 교수는 “고양이는 눈은 구조적으로 야간에 흡수되지 못한 빛을 최대한 잘 더 흡수해서 더 밝게 본다”며 “반대로 밝을 때는 동공을 작게 해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이 심도가 깊어져 모든 물체들이 다 선명하게 보인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냥할 때는 사냥 대상만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선명해 보이는 것은 사냥 활동에 불리하다”며 “고양이의 특징 중 하나인 일(一)자 동공이 그 단점을 보완한다. 일자눈을 통해 들어오는 상만 선명해지고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고양이 눈 특성을 활용해 야간에는 더 잘보고, 밝을 때도 객체를 잘 구분하는 카메라를 개발하게 됐다. 일반적인 카메라 렌즈로는 구현하기 힘들지만, 다양한 하드웨어 기술을 활용해 고양이의 눈을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송 교수는 이전부터 물고기, 농게, 갑오징어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 시각 구조를 통해 다양한 카메라 기술을 개발해 온 광소자 전문가이다. 자연계 동물은 장기간 진화를 통해 복잡한 환경에 최적화된 독특한 시각 시스템을 발달시켰으며, 여기에는 인공 시각 시스템의 한계 극복을 위한 해결책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송 교수 연구팀은 카메라 뿐 아니라 차열에 효과적인 냉각소재도 개발했다. 해당 냉각 소재는 마치 단순히 얇은 은색 막처럼 보이지만, 부착만하면 대상 온도를 낮출 수 있다. 태양광은 반사하되,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은 전자기파 형태로 방출하는 원리다. 기존 복사 냉각 소재와 달리 별도 전원 공급 없이도 차열, 냉각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금속이 포함돼 있지 않아 여타 데이터 송수신을 방해하지도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 소재도 생체 모사를 통해 구현됐다. 극한 더위를 자랑하는 사하라 사막에 서식하는 은개미들에게서 착안한 결과다. 사하라 사막은 지표면의 온도가 70°C까지 상승하지만, 은개미는 표면에 둘린 나노 구조의 은색 털 덕분에 체온을 50°C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
이 소재는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컴퓨터 발열을 막기 위한 소재로 활용 가능하며, 물류 시장 콜드체인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최근 인공지능(AI) 개발로 폭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를 관리하는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송 교수 전망이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가장 유력한 응용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최우선으로 삼은 응용 분야는 콜드체인 시장으로, 늘 차갑게 유지해야하는 배송 차량 열 관리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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