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GIST탐방] “초강력레이저는 고부가가치 원천기술 …정부지원 이어져야”

광주=오병훈 기자
고도경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장
고도경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장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지난 10년간 정부 지원 사업 아래 초강력레이저 연구를 통한 다양한 성과를 냈다. 초강력레이저는 국방 및 우주 등 국가 단위 사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원천기술로서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27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만난 고도경 고등광기술연구소장은 초강력레이저 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정부차원에서 진행하던 일반사업도 줄어들고 있어 수주 연구 개발비가 전년 대비 70% 줄어 30% 정도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는 입자가속, 극초단광양자빔, 레이저 등과 같은 광과학 원천핵심 및 응용기술 연구를 위해 설립됐다. 지난 2001년 설립돼 ▲극초단광양자빔 연구시설 ▲아시안레이저센터 ▲고성능광섬유레이저국제공동연구센터 ▲초강력레이저 플라즈마 응용 연구센터 등 다양한 관련 연구소를 구축해 국내 대표 광기술연구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극초단광양자빔 연구 역량은 글로벌 연구소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것이 고 소장 설명이다. 극초단광양자빔은 입자 분석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천기술로, 1000조분의1초(펨토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1000조 와트 수준 초고강도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가 다루는 극초단광양자빔의 경우엔 펨토초보다 더 짧은 100경분의1초(아토초)까지 단축시킬 수 있는 장비를 운용 중이다. 이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차세대 국방 및 우주 산업 핵심 기술로 꼽히는 초강력레이저 기술도 국제 연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고 소장 포부다.

그러나 지난해부로 10년동안 진행되던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이 종료되면서 현재 추가적인 정부 지원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성과를 낸 만큼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핵심 원천 기술 연구를 이어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고등광기술연구소 내부 연구시설, 검은색 박스처럼 보이는 통로는 모두 레이저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레이저가 크게 증폭된다. 증폭된 레이저는 연구 목적에따라 각 통로로 이동한다.
고등광기술연구소 내부 연구시설, 검은색 박스처럼 보이는 통로는 모두 레이저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레이저가 크게 증폭된다. 증폭된 레이저는 연구 목적에따라 각 통로로 이동한다.

고 소장은 “초강력레이저 연구 등 각종 광과학 분야 원천 기술 연구에서 글로벌 톱3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연구소에서 성장한 고급 인력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가치 및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어 “초강력레이저와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지원으로 안정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며 “인건비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10년 동안 IBS를 통해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논문을 다수 발간했던 고급 인력들을 붙잡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초강력레이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광과학 분야 고부가가치 원천기술이라는 것이 고도경 소장 설명이다. 국방 분야에서는 강력한 빛 입자를 적군 미사일이나 드론에 투사해 내부 센서를 망가뜨려 길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우주 산업에서는 인공위성 및 우주선과 지상 간 통신에 활용된다. 우주 통신 특성상 전파를 매개할 경우 산란으로 품질 저하 및 단절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빛을 매개할 경우 직선으로 1:1 통신이 가능해져 전파 통신이 가지는 문제점이 해결된다.

그는 “광과학은 바이오 산업과도 연결된다. 암 치료에 필요한 DNA 분석은 레이저를 기반으로 가능한 기술”이라며 “기반 기술이 없으면 나중에 파생될 수 있는 바이오나 우주, 국방 분야에서 빠른 연구 개발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GIST 수준으로 레이저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경쟁력 및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한 고부가가치 원천 기술은 성과가 나왔다고 단기적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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