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모션] ‘도란’ 최현준 “우승 후 스스로에 확신… 롤드컵도 자신있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요즘 응원하는 맛이 있나요? ‘도란’ 팬들은 힘들 것 같아. 언젠가는 은퇴 전에 뭔가 이룰수 있다는 이런 자신감은 있는데 그게 좀 늦게 찾아오네요.”
한화생명e스포츠 탑라이너 ‘도란’ 최현준은 지난 6월 개인방송 도중 눈물을 훔쳤다. 2019년 서머 이후 데뷔 6년차를 맞은 그가 개인방송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최현준은 26일 종로 롤파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개인적으로 경기력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그정도 고민은 모든 선수에게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매 시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이번에 유독 센치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최현준은 그로부터 3개월 뒤, 경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자신의 4번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이다. 전 소속팀 젠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 승리했다. 정규리그에선 적수가 없어, 젠지의 무난한 우승을 점친 많은 전문가나 팬들의 예상을 뒤집고 거둔 성과였다.
최현준은 “선수단 내부에선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있었다”면서도 “저희 팀이 (2021년 이후) 한 번도 젠지를 이겨본 적이 없기 때문에 100% 확신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겨보지 못한 상대를 꺾어서 통쾌한 감정이 컸다. 실감이 잘 안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은 한화생명 구단으로서도 뜻깊다. 락스 타이거즈를 2016년 인수한 뒤 거둔 첫 우승이라서다. 한화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우승 후 김동원 사장의 지시에 따라 63스퀘어에서 선수단과 가족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꽃다발과 서신도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최현준은 “저는 우승을 몇 번 해봤는데, 한화생명 구단은 처음이라 그런지 뭔가 확실히 잘 챙겨주고 축하도 많이 해주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현준은 우승 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팀 동료 ‘바이퍼’ 박도현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9년 그리핀(해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당시 서머 결승전에 올랐으나 아쉽게 좌절한 바 있다. 이듬해 한화생명에서 뛴 박도현은 2021년부터 중국(LPL) 리그에서 활약했다가 작년에야 LCK로 복귀했다. 박도현에겐 이번이 자신의 LCK 첫 우승이다.
최현준은 “제가 한창 신인일 때는 멋도 모르고 결승전에 나가서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이번에 한화생명에서 도현이와 다시 만나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꼭 같이 우승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 말을 지키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준은 이번 우승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전했다. ‘주사위형 선수’, ‘X맨’ 등 자신에게 따라붙은 여러 꼬리표에 더 이상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오래 했더라도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도 “요즘에는 부정적인 평가들에 대해 신경을 덜 쓴다. 이제 내 플레이에 자신감도 있기 때문에 남들 말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은 “이번 우승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프로 생활을 해나가야 할지 방향성도 잡은 것 같아서 되게 뜻 깊은 우승”이라며 “그간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생각이 많았는데 충분히 잘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현준의 다음 목표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이다. 롤드컵은 LoL 이스포츠 최대 규모 국제 대회다. 각 지역별 상위권 팀들이 한 데 모여 최강자를 가린다. 한화생명은 LCK 1시드(seed) 자격으로 참가해 오는 10월 스위스 스테이지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최현준은 “남은 롤드컵 경기를 잘 치를 자신이 있다. 미래가 어느 정도 그려져서 기대도 되게 많이 된다”며 “결승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프링 때는 팀워크가 다소 안 맞는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 선수단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 이 멤버 그대로 꼭 최정상까지 올라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LCK의 강한 경쟁 상대인 LPL을 경계하면서 “정글러들이 LCK에 비해 탑 갱킹을 많이 온다. 시야 작업에 신경써야 할 것 같고, 공격적인 탑 라이너들에 잘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인전이 보다 중요해질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지금까지 연구한 데이터로만 봤을 때 미드 라인에서 등장하는 AP 메이저들이 가장 큰 변화다. 이번 패치로 스왑(swap)에도 리스크가 생겨서 라인전 중요도 등이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최현준은 “정말 대회가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경각심을 가지고 잘 준비해서 팬분들도, 저희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부고] 강용모(오늘경제 부사장 겸 편집국장)씨 모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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