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 절감 나선 K-배터리 3사, 기존 라인 활용도 'UP'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대내외 환경변수 대응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라인 효율화에 나선다. 올해 투자키로 했던 라인의 우선순위를 정해 불필요한 자본적지출(CAPEX)을 낮추는 한편, 신규 수주를 기존 라인으로 대응해 떨어진 가동률을 높일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시간주 랜싱시에 위치한 얼티엄셀즈(UC) 3공장 북(北)동에 대한 설비 반입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지난해 전기차 캐즘 지속에 따라 건설이 일시 중단된 바 있으나, 최근 들어 남동·북동으로 구성된 라인에 장비 반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UC 3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한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공장이다. 당초 GM으로 향할 파우치 셀 배터리 공급을 위해 설립됐으나 전기차 캐즘에 따른 여파가 커지며 건설이 일시중단됐다. 그러던 작년 말 LG에너지솔루션이 관련 자산을 인수하고, 도요타 등 외부 고객사로의 판매를 추진하면서 다시금 속도가 나고 있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관련 자산을 인수하는 이유는 효율적인 고객 수주 대응을 위해서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의 물량 대응을 위해미시간주 홀랜드의 위치한 단독 공장을 증설하는 방향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실적 하락에 따라 당장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게 되자, 보다 효율적인 라인 구성을 위해 GM으로부터 UC 3공장을 인수하는 안으로 선회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UC 3공장을 인수할 경우 얻는 이득이 매우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증설이 필요한 홀랜드 공장 대비 인수 비용이 저렴한 데다, GM으로 향하는 수요가 크게 꺾인 만큼 신규 투자 없이 일정량의 가동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지난 24일 열린 2024년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도 UC 3공장의 추가 활용 가능성 등이 언급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당초 ESS 생산라인을 애리조나에 증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기존 기지의 유휴 라인에서 우선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고, 북미 현지 ESS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LFP 현지 생산 계획을 올해 상반기로 앞당겼다"고 전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내에서 합작법인(JV)을 제외한 자체 투자 진행을 낮춘 점을 고려하면, UC 3공장에 ESS 라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 라인을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 등으로 수요를 보장받기 어려운 만큼, 현재 갖춘 라인의 생산성과 원가 절감 등을 추진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SDI도 이와 유사한 투자 기조를 드러내며 기존 라인을 보다 심도있게 활용할 가능성을 내놨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여러 업체가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데, 삼성SDI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기조 하에 투자를 조정하고 있다"며 "거점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GM 합작법인, 전고체, 리튬인산철, 46파이 배터리 등은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SDI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던 현대차그룹 GV90용 배터리를 국내 생산법인과 나눠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 법인이 미국 IRA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다, 노후화된 설비가 많아 증설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아울러 미국에서의 합작법인 투자도 우선순위를 정해 GM JV에 대한 투자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스텔란티스 JV 2차에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역시 신규 수주에 대한 생산을 추가 투자나 합작이 아닌 자체 공장 활용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이와 관련 현재 협의 중인 닛산의 북미향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조지아 자체 공장이나 포드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닥친 캐즘에 이어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3사의 원가 절감·운영 효율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애당초 배터리 생산의 낮은 이익률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관련 효율화 작업은 캐즘이 끝나더라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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