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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규모 적자에 '절치부심' LG엔솔·삼성SDI…CAPEX 축소·제품 확대에 초점 [소부장박대리]

고성현 기자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삼성SDI 기흥 본사 [ⓒ삼성SDI]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수요 정체(Chasm)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강도 높은 운영 효율화 전략을 제시했다. 미국의 불확실한 정책 방향성에 대비해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는 한편, 올해와 내년 중 양산에 돌입할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대응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삼성SDI는 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열고 연결기준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을 기록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줄고 전분기 대비 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삼성SDI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약 8년만이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대거 반영한 LG에너지솔루션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전분기 대비 6.2%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은 3773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4분기 영업손실은 6028억원이다.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에 따라 전방업체의 판매량이 부진했고, 이에 따른 재고조정이 시작되면서 배터리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양사가 신규 라인을 가동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불용 원재료 및 셀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손익도 크게 악화됐다.

◆불확실성 커진 2025년…美 정책 변수 해소·대응이 관건

올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식 출범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지연 등 경기침체 지속에 따라 녹록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행정명령으로 내세우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극심해졌고, IRA 30D에 기재된 차량 한 대당 7500달러의 소비자 보조금이 폐지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리스크도 커졌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이와 관련해 "전기차 세액공제가 포함된 IRA 30D는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보인다"며 간접적인 배터리 시장 둔화 영향을 우려했다. IRA 45X 조항인 AMPC의 변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 배터리 업체에 대한 직접 수혜의 축소 가능성은 비교적 낮게 봤다.

배터리 등 수출 산업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부사장은 "관세 역시 즉각적인 세수확보나 수입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유불리를 따져보면 보편관세보다 통상 압박에 필요한 특정국 대상 고율 관세, 부가관세가 더 가능성 있어보인다"고 예측했다.

얼티엄셀즈 3공장 전경 [ⓒ얼티엄셀즈]
얼티엄셀즈 3공장 전경 [ⓒ얼티엄셀즈]

◆'닮은 꼴'된 양사 투자 기조…"신규 증설 축소, 기존 라인 활용" 강조

이처럼 대외 경기 및 시장의 불확실한 상황이 예고되자, 양사는 신규 증설에 대한 투자 조정 기조를 강화하면서 즉각 대응에 나섰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현재 여러 업체가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데, 삼성SDI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기조 하에 투자를 조정하고 있다"며 "거점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올해 시설투자(CAPEX)는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GM 합작법인, 전고체, 리튬인산철, 46파이 배터리 등은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동 중인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 1기 라인의 현황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스텔란티스 JV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겨 조기 가동했고, 업계에서 가장 빠른 램프업 기간을 거쳐 기존 양산라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해 풀 가동 중"이라며 "추가 라인도 적기 셋업하고 램프업을 통해 조기 안정화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축소를 강화한 데 이어 현재 운영 중인 라인을 전환해 적극 활용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이창실 부사장은 "원가에는 재료비 중심 변동비와 투자에서 발생되는 감가상각 중심 고정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선제적으로 이를 대응하고 민첩하게 움직여야만 원가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핵심 투자가 일어나는 북미에서의 기존 라인 전환에 대해 집중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ESS 생산라인을 애리조나에 증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기존 기지의 유휴 라인에서 우선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고, 북미 현지 ESS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LFP 현지 생산 계획을 올해 상반기로 앞당겼다"고 전했다.

삼성SDI SBB 1.5
삼성SDI SBB 1.5

◆'온리 하이니켈'은 이제 없다…중저가 제품 손뻗는 LG엔솔·삼성SDI

예년보다 리튬인산철(LFP)에 대한 양산 가시성이 높아진 것도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양사는 LFP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도로만 한정했던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인 수주와 양산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LFP 배터리를 전기차와 ESS용도로 적용해 적극적인 물량 협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종선 부사장은 "당사 LFP 배터리는 동종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이미 완성됐고, 현재 전기차와 ESS 각각 시장 특성에 맞춰 고객군을 위한 상품화가 진행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는 각형 폼팩터와 소재, 극판 기술 접목해 에너지밀도와 수명 특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하고 있으며, 27년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 니즈에 맞춰 현지 공급 가능한 체계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ESS에 대해서도 "높은 안전성과 차별화된 성능을 바탕으로 생산능력(CAPA)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미주 ESS 수요는 AI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향후에도 고성장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작년 말 대비 20% 증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난징 등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북미에서 활용 중인 라인에 이식해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ESS용도로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곳으로 꼽히는 곳은 미국 미시간 자체 공장과 얼티엄셀즈 3공장이다.

그러는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추진해 온 각형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실었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현재 고객과는 기술 공정 케미스트리 측면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기 때문에 현 시점 양산 시점에 대해 이야기하긴 어렵다"면서도 "각형 배터리를 개발, 양산한 경험이 있고 파우치에서 기술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 적층(Stacking) 기술 노하우도 당사의 장점을 결합해 각형에서도 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GM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면 당사 경쟁력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현 기자
narets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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