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사모펀드가 바꾼 VDI 지형도…시트릭스 vs 옴니사, 수익화 경쟁 ‘치열’

이안나 기자
일본 도쿄 '컨퍼런스 도쿄 스테이션'에서 진행된 '옴니사 원'
일본 도쿄 '컨퍼런스 도쿄 스테이션'에서 진행된 '옴니사 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VDI는 데스크톱 운영체제를 가상화해 중앙 서버에서 관리하고, 사용자가 다양한 기기로 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IT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원격 근무도 가능해진다.

오랫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 온 시트릭스와 VM웨어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 VM웨어 엔드유저컴퓨팅(EUC) 사업부가 독립해 ‘옴니사(Omnissa)’라는 회사로 탄생하면서, VDI 시장 경쟁구도는 시트릭스와 옴니사 대결로 재편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이 브로드컴으로부터 VM웨어 EUC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후 이 사업부는 지난 7월 독립 소프트웨어 회사인 옴니사로 출범했다. 경쟁사인 시트릭스 역시 지난 2022년 비스타와 에버그린코스트캐피털에 인수된 바 있다. 전세계 VD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 주요 사업자 모두 사모펀드 소유가 된 상황이다.

최근 옴니사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옴니사 원’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샨카 아이어(Shankar Iyer) 옴니사 CEO는 VDI 시장에서 시트릭스를 유일한 경쟁사로 꼽으며 “우리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시트릭스 고객사들을 유치해 왔고, 이런 추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회사는 모두 디지털 워크스페이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 포트폴리오 관점에선 시트릭스가 VDI 외 서버 가상화 플랫폼 젠서버, 파일 공유 서비스 셰어파일, 네트워크 최적화 솔루션 넷스케일러 등 다양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반면 옴니사는 통합 엔드포인트 관리(UEM), VDI, 디지털직원경험(DEX) 등 디지털 업무환경에 특화한 플랫폼만 집중한다는 목표다.

옴니사와 시트릭스 CI
옴니사와 시트릭스 CI

시트릭스와 옴니사 또다른 공통점은 두 기업 모두 사모펀드 소유가 되면서 가격 정책을 변경했다는 점이다. 수익성 안정화를 위해 영구 라이선스 판매에서 구독제 모델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독제는 기업 입장에서 수익 흐름을 예측할 수 있고 고객 유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업그레이드나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단 두 회사 모두 사모펀드 소유가 되면서 고객사들은 이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한다. 실제 시트릭스는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번들 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한편, 월 단위 구독 비용을 인상해 연 단위 장기 구독 서비스로 고객을 유도하고 있다.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하면서 가장 논란이 된 점 역시 일방적인 구독제 전환과 가격인상이었다.

단 옴니사 측은 이에 대해 “브로드컴이 VM웨어 가격을 올리면서 옴니사 솔루션 가격이 오른 걸로 아는 고객들이 많은데, 옴니사 호라이즌·워크스페이스 원 등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내 VDI 시장에서 이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트릭스는 국내 클라우드 전문기업 나무기술과 협력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나무기술 가상화 솔루션 NCC와 시트릭스 가상화 솔루션을 결합해 한국 고객사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옴니사 역시 한국을 잠재적 시장으로 보고 다양한 환경에 맞는 모든 종류 맞춤을 지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제로 터치 프로비저닝(관리가 개입 없이 시스템 자동 설치)’을 지원하도록 델·HPE·레노버 같은 하드웨어 벤더사와도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VDI 솔루션은 주로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 많이 쓰는 만큼 가격 측면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시장은 어느 한 기업이 평정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는 만큼, 안정적 서비스를 보장한다면 국산 VDI 솔루션 업체들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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