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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4년차 국산 CAD 업체의 경쟁력은?…캐디안, “AI·클라우드로 확장 승부수”

양민하 기자
박승훈 캐디안 대표이사. [ⓒ캐디안]
박승훈 캐디안 대표이사. [ⓒ캐디안]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캐드(CAD) 시장은 전통적인 데스크탑 기반에서 벗어나 웹과 모바일 기반의 클라우드 CAD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공지능(AI)과의 융합으로 전문적인 설계 영역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앞으로 CAD 시장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박승훈 캐디안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캐디안은 CAD 기술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캐디안은 1990년에 설립된 업력 34년차의 국내 CAD 프로그램 개발 전문 기업이다.

캐디안은 범용 CAD 프로그램인 ‘캐디안(CADian)’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미국 오토데스크의 오토캐드(AutoCAD)와 호환되는 데스크탑 기반의 ‘캐디안 프로(Pro)’, 웹 기반의 ‘아레스 쿠도(Ares Kudo)’, 모바일 기반의 ‘아레스 터치(Ares Touch)’, 3D도면 뷰어 ‘캐디안 3D 뷰어’ 등이 있다.

박 대표는 “데스크탑-웹-모바일 전체를 지원하는 CAD 프로그램 자체가 많지 않다”며 “캐디안의 CAD 엔진은 이 같은 세 가지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삼위일체(Trinity) 개념으로, 서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데스크탑에서 수정한 도면을 모바일이나 웹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CAD 작업은 파일 크기와 복잡성 등으로 주로 데스크탑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과의 소통 및 공유를 위한 모바일 접근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추세다. 박 대표는 “현장이나 해외 출장지에서도 모바일로 도면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설계실과 소통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현장에서 바로 도면을 수정하는 일은 드물지만, 피드백을 신속하게 주고받으면서 설계 작업의 속도와 의사결정 과정이 크게 향상된다”고 전했다.

◆CAD, AI로 업그레이드…“2028년까지 말하면 자동으로 설계하는 기술 선보일 것”

캐디안은 AI 기술을 접목해 CAD 설계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설계자들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 대표는 “AI는 설계 과정의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며 “설계 패턴을 학습해 반복적인 도면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규칙 기반의 디자인을 더 빠르게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자는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디안 개발한 ‘캐디안 TWArch(Traditional Wooden Architecture)’는 전통 고건축물을 자동 설계하는 솔루션으로, AI 기반의 자동 설계 기술(AAD, AI Aided Design)을 상용화한 대표적인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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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캐드 ‘캐디안 TWArch’는 전통 목조 건축물의 옛 손 도면 이미지를 기반으로 자동 설계할 수 있다. 캐디안 TWArch가 추론한 공포 부품별 측면도. [ⓒ캐디안]

캐디안 TWArch는 전통 목조 건축의 공포계(지붕 하중 지지부) 손 도면을 2·3차원 디지털 파일로 도면화하는 솔루션이다. AI 기술로 건축 요소와 부재를 실시간으로 인식, 각 위치와 상호 관계를 추론해 부재 목록을 구성하면서 2차원 이미지 도면을 2·3차원 디지털 파일로 자동 변환해 기존보다 빠르게 설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돕는다.

박 대표는 “전통 목조 건축물의 외관상으로 보이는 부분이 아닌, 복잡한 내부적인 구조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캐디안 TWArch는 AI 추론을 통해 설계 전문가보다 17배 빠른 속도, 비전문가보다 53배 빠른 속도로 설계가 가능하며 현재 인식률도 94% 수준으로 상당히 높지만, 추후 학습을 통해 100%까지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캐디안]
[ⓒ캐디안]

캐디안은 이 같은 기술을 현대 건축에도 적용해 AI 인지 기반으로 도면 이미지 내 객체(Object)를 추출해 수치화하는 프로그램인 ‘캐디안 AI-CE(Cost Estimation)’을 출시할 예정이다.

캐디안 AI-CE는 현대 건축 평면도에서 벽, 창호, 욕조 등의 객체 정보를 추출해 적산, 재설계, 재시공, 검증, 추가 시공을 위한 새로운 도면과 자재명세서(BOM)를 생성한다. 박 대표는 “기존 도면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작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캐디안 AI-CE를 통해 건축 시공사들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견적을 계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캐디안은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해 음성이나 텍스트로 설계 의도를 전달하면 2·3차원 도면을 자동 생성하는 ‘VTD(Voice to Design)’ 기술을 오는 2028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설계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AI가 이해하고 구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면 비교 기능 더 빨라진 ‘캐디안 2025’

캐디안은 최근 다양한 기능으로 업그레이드된 ‘캐디안(CADian) 2025’를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회사가 1998년 국내 최초로 ‘토종 캐드’를 출시한 이래 27번째로 출시되는 제품이다.

새로운 캐디안 2025는 ▲dwg 도면 비교 기능 속도 개선 ▲오토캐드와 캐디안 두 플랫폼에서 모두 실행되는 ‘IcARX’ 단일코드 지원 ▲100명 이상의 설계자가 사용하는 네트워크 라이선스(복수형) 안정화 ▲영구 라이선스, 구독 라이선스, 사이트 라이선스를 업무에 맞게 선택 가능 등 120가지 이상의 개선된 기능을 지원한다.

박 대표는 “캐디안은 오토캐드 dwg 파일과 호환 및 오토캐드 명령어와 단축키를 지원하는 국산 대안캐드”라며 “일부 수입산 캐드와 달리 오토캐드 소스코드와 독립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향후 저작권 문제에서도 자유로워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설계 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캐디안 2025는 차기 버전까지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외산 캐드와 비교해 신속한 기술 지원도 강점으로, 캐디안은 앞으로도 국내 설계자들에게 편리한 유틸리티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양민하 기자
ym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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