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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화되는 임종룡표 혁신… “임직원 192명, 본인·친인척 금융거래 감시 시스템 구축”

최천욱 기자

ⓒ우리은행

[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0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등 연이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계열사 임원 친인척의 금융거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계열사의 본부장급(상무)이상 192명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까지 개인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고 계열사 관련 대출 등 금융거래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현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개인정보 이용 권한 때문이다.

실제 2020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직원의 셀프대출 사건(자신의 모친, 부인 등 가족 이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총 29건, 총 76억 원 대출) 근절 대책으로 가족DB를 등록해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금지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행하지 못했었다.

그 이유는 직원 가족의 성명,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의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의 의결에 따라 우리금융은 임직원 가족의 개인정보 제공을 강제하거나 의무화할 수 없기에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최대한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산 통제 신한과 하나, 알림 송출 국민과 우리, NH농협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 김상훈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은행권은 셀프대출을 금지하는 내규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셀프대출은 임직원 본인, 가족 또는 본인·가족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 대해 실행한 대출로, 임직원 본인이 기안자, 중간결재자, 전결권자로 직접 관여한 경우를 지칭한다.

임직원 자율 등록에 의해 보유 중인 가족DB를 활용해 가족대출 취급을 전산으로 통제하는 은행은 5대 은행 중 신한과 하나다. 국민과 우리, NH농협은 ‘알림’ 송출을 통해 가족대출 금지를 통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셀프대출 관련 은행권 금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알림 송출보다 전산 통제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셀프대출 사고가 발생했던 은행은 국민(3건·6억4200만원), 부산(3건·12억1700만원), NH농협(2건·45억9200만원), 기업(1건·75억7000만원, 금액 회수 등으로 최종 0원)으로 부산을 제외하고는 ‘전산 통제’가 아닌 ‘알림’ 송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2022년 사고 이후 전산 통제를 도입한 부산은 셀프대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김상훈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친·인척 부당대출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 방안으로 전산 통제 시스템 도입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산 통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은행 스스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족DB를 등록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고, 등록 시 사내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융감독원 역시 이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가족DB를 활용한 전산 통제 시스템이 금융권 전체의 보편적 내부통제 장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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