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MVNO 키운다는데…정부, 사업자 여력도 파악 안해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가 알뜰폰(MVNO) 시장에서 자체 전산설비를 갖춘 풀(Full)MVNO 사업자를 양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 매출 수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풀MVNO 사업자가 되기 위한 정부 예상 기업 매출 수준’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통해 풀MVNO 사업자를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서 알뜰폰 업계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구조에선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로선 통신사가 설계한 요금제를 단순 재판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풀MVNO와 같이 자체 과금 및 영업전산 설비를 갖추게 되면 독자 상품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봤다.
예컨대 자사 가입자 요금 정보를 분석해 제휴·결합 할인이나 특화상품 등 맞춤형 상품을 기획할 수 있게 되고, 청구·수납 대행 비용을 절감해 통신요금 인하 여력도 생긴다.
이에 정부 역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풀MVNO 활성화에 주목했다. 풀MVNO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으로는 이통사로부터 일정용량의 회선을 정액제로 빌리는 ‘대역폭 과금제’가 거론된다. 많은 대역폭을 빌릴수록, 할인율을 늘려주는 방식이다.
다만 업계에선 해당 정책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풀MVNO가 되려면 자체 설비 구축을 위한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가운데, 당장 알뜰폰 시장 내 그만한 여력을 가진 사업자가 있냐는 것이다.
더욱이 총리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 주최 풀MVNO 육성을 위한 규제개선 회의를 참여했던 세종텔레콤만 해도, 최근 알뜰폰 서비스 매각을 추진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계열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중소 업체로 풀MVNO로 성장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즉, 대규모 자본을 갖춘 사업자를 알뜰폰 시장에 끌어들일 유인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매출 파악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알뜰폰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 (사업자에 대한) 기초적인 데이터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업계가) 어느정도 어려운지 조차 파악 안되느데 어떻게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겠냐"라고 반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풀MVNO 사업자에게 필요한 매출 수준이 산출된 바 없으며, 풀MVNO 출현을 위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향후 풀MVNO를 희망하는 사업자가 있다면 의지를 갖고 사업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방안'(가칭) 발표는 지연되고 있다. 이르면 지난 9월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정부는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반영해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 관련해서는 알뜰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과제들을 검토하고 있어 다소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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