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호실적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는 여전히 숙제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또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 등 주요 계열사의 약진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하나손해보험 등 일부 계열사는 여전히 지주사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룹내 계열사가 희비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하나금융은 3조2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작년 동기 2조9779억원보다 8.3%(2475억원) 늘어난 실적으로 역대 최대급이다.
올 3분기만 놓고 봤을 때도 1조15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성적을 달성했다. 1년 전 9570억원 대비 무려 20.9%(1996억원) 가량 순이익이 불어났다.
하나은행 등 '효자 계열사'가 이같은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하나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808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2조7664억원보다 0.5%(144억원) 늘었다. 올해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로 1799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았음에도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상대적 선전이 두드러진다.
하나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18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1274억원 대비 44.8%(570억원)나 증가한 수치다.
하나증권도 올 3분기 누적 기준 1818억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 같은 기간 14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생명 역시 올해 3분기까지 24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작년 동기 170억원 대비 41.8%(71억원) 가량 실적이 증대됐다.
그러나 하나캐피탈, 하나자산신탁, 하나손해보험 등 여타 자회사들은 부진했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3분기까지 12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작년 동기 1910억원보다 36.6%(698억원) 줄어든 것이다. 하나자산신탁 또한 작년 9월 말 656억원에서 올해 568억원으로 13.4%(88억원) 가량 순이익이 줄었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368억원 순손실에서 올해는 259억원 순손실로 적자 폭이 다소 개선됐지만 디지털 보험업계가 겪는 낮은 수익성의 늪에서 벗어 나오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하나금융 측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이 다소 줄었으나 비이자이익이 개선되며 호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3분기까지 하나금융이 거둔 이자이익은 6조5774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6조7649억원보다 2.8%(1875억원) 줄었다.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이자이익은 1조6964억원에서 1조8049억원으로 1년 사이에 6.4%(1085억원) 늘어나 지주사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 본격 돌입하기 위해선 부진한 계열사의 실적이 신장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위인 KB금융의 경우, KB손해보험이 올 3분기까지 74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주사 이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나손보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계열사의 몸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M&A 시장에는 롯데손해보험 같은 우량매물이 여전히 존재하고 앞으로도 더 생길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M&A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은 M&A에 대해 언제나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그보다 먼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9일 하나금융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재혁 하나금융 최고전략관리자(CSO)는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에 앞서 그룹 내에 갖고 있는 관계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지주 내 계열사 간 협업을 바탕으로 개별 역량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시장에 좋은 M&A 매물이 있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단순 규모 경쟁을 위한 M&A는 지양하고 있으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약점을 보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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