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토스증권은 ‘AWS 클라우드’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얻었나?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불과 2년 전에 금융사 고객을 만나면 클라우드 도입이 규제 때문에 어렵다고 했습니다. 규제가 좀 해결돼 찾아가니 아직 실사례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고, 실사례를 만들어 가니 중요시스템 전환사례는 없지 않냐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례를 가져가 보여드리니 이제는 우리 말을 못믿겠다고까지…”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의 노경훈 FSI(Financial Services Industry)리더는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S 인더스트리 위크 2024’ 기조강연에서 이와 같은 경험을 언급했다. 최신기술에 보수적인 금융권으로 하여금 클라우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얘기다.
그런 금융권이 최근 변곡점을 맞았다. 정부가 금융시장에 엄격하게 적용했던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한 것이다. 네트워크망을 반드시 물리적으로 분리해 이중화하도록 하는 망분리 규제는 그간 금융권의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 활용을 저해하는 장벽으로 지목돼왔다.
노경훈 리더는 “여러 제도적·기술적 변화를 거치며 현재는 금융사들이 고객 정보가 있는 계정계 혹은 전체 금융 업무를 클라우드에 올린다 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금융권 망분리 완화로 금융사들의 생성형 AI 및 SaaS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도 KB국민은행·카드, 신한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많은 금융사들이 AWS 고객으로 있으면서 마이데이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AI컨택센터(AICC)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단순히 시스템의 확장뿐만 아니라 최적화, 비용, 재해복구(DR) 등 여러 측면에서 최대 효율을 끌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함께한 하나은행 신규진 클라우드본부장은 “과거엔 금융사에 클라우드의 효율성을 이야기해도 기승전‘비용’으로 많이 접근하곤 했는데, 클라우드는 결국 비즈니스 어질리티(Agility·민첩성)를 달성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물론 은행이 어질리티만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없으므로, 기존의 전통적인 속도로 가는 조직 운영과 어질리티가 필요한 조직 운영 각각의 듀얼 오퍼레이팅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워낙 시스템이 복잡하고 크기 때문에,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용해 장기적으로 도입하자는 전략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신 본부장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해서는 랜딩존을 만들고 대고객 서비스를 하나씩 옮기고 있다”며 “일례로 11월말 오픈 예정인 14세 이하 어린이 대상 금융서비스인 ‘아이부자’를 AWS 위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로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파트너로 기조연설에 참여한 토스증권의 오창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WS와 힘을 합쳐 초기 메인프레임 기반 장비로 구축했던 증권 서비스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로 변환하게 된 과정을 공유했다.
오 CTO는 “서비스가 복잡해지고 고객 니즈가 다양해짐에 따라 MSA를 구현하게 됐는데, 사실 MSA는 기술만 도입하는 게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시스템 전반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며 “서비스마다 독립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지금의 토스증권은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며 고객의 실시간 피드백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 CTO는 토스증권이 새롭게 준비 중인 옵션 상품에 대한 시세 서비스를 언급, “아시아 최초로 미 나스닥과 직접 연계해 초당 250만건 이상 트래픽 처리가 가능한 ‘시세 처리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 시스템으로 나스닥에서 발송한 시세 트래픽이 AWS의 버지니아주 리전을 거쳐 서울 리전으로 보내져 고객에게 리얼타임으로 시세 정보를 줄 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노 리더는 “고객사 입장에서 변하지 않는 부분은 바로 중요 워크로드를 주제에 맞게 안전하게 클라우드에 올려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또한 생성형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이 굉장히 중요해지는 만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시각화하며 적용할 것인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은 다양한 파트너들의 AI 모델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서울 리전 출시로 국내 금융사들도 더욱 편안하게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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