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지스타2024] AAA 대작에 글로벌 컨퍼런스까지… 21만 ‘게임人’ 열광

문대찬 기자

11월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가 17일 폐막했다.
11월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가 17일 폐막했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17일을 끝으로 폐막한 ‘지스타 2024’는 유독 볼거리가 많았다. AAA급 대작부터 인디게임, PC부터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장르도 다양한 게임들이 관람객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글로벌 연사를 초청해 진행한 다양한 컨퍼런스와 각종 포럼까지 마련돼 업계 종사자들의 발걸음을 부산으로 이끌기도 했다.

펄어비스 '지스타2024' 부스 현장. 붉은사막을 플레이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펄어비스 '지스타2024' 부스 현장. 붉은사막을 플레이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AAA 대작·다장르 게임 향연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는 21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재작년과 작년(19만7000명)보다 많은 수준으로, 글로벌 전시회로의 확장 가능성을 엿봤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BTC(소비자 대상) 2435부스, BTB(기업 대상) 924부스로 총 3359부스가 마련됐다. 규모에 걸맞게 볼거리도 풍성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모바일 게임 중심의 신작이 즐비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장르도 플랫폼도 다양한 게임들이 게이머를 반겼다.

특히 눈길을 모은 건 다수의 AAA 대작이다. 넥슨 ‘퍼스트버서커: 카잔(이하 카잔)’, 넷마블 ‘왕좌의게임: 킹스로드’, 크래프톤 ‘인조이’, 펄어비스 ‘붉은사막’, 하이브IM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 라이온하트 ‘프로젝트Q’ 등 막대한 투자 비용과 최신 기술이 집약된 신작들이 국내 이용자 앞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스타 2024' 넥슨 부스. 최대 대기 시간이 150분을 넘어섰다.
'지스타 2024' 넥슨 부스. 최대 대기 시간이 150분을 넘어섰다.

이중 각종 글로벌 게임쇼를 통해 기대감이 고조된 카잔과 인조이, 붉은사막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려 시연까지 최대 대기 시간이 150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남성 관람객 이(22)씨는 “올해는 해야 될 게임이 너무 많아서 이틀 연속 예매했다. 붉은사막을 영상으로만 접하다가 처음 플레이 했는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대작들의 장르도 각기 달랐다. 카잔과 왕좌의게임: 킹스로드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붉은사막은 액션 어드벤처 게임,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은 MMORPG로 관람객 저마다의 취향을 만족시킬 만한 구성으로 마련됐다.

이외 공개된 신작들 역시 멀티온라인배틀아레나(슈퍼바이브·넥슨), 전술 슈팅(프로젝트아크·크래프톤),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발할라서바이벌·라이온하트), 오픈월드 서브컬처 (몬길: 스타다이브·넷마블, 드래곤소드·웹젠) 등으로 장르 가짓수가 어느 때보다 다양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11월14일 지스타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이 11월14일 지스타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PC·콘솔·모바일 넘나든다… 글로벌 겨냥 ‘멀티 플랫폼’ 대세

이번 행사에선 게임업계의 주요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개된 신작 상당수는 PC와 콘솔, 모바일 등 플랫폼에서 동시에 서비스 되거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었다. 심지어 소규모 인력과 자본으로 운영되는 인디게임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엿보였다.

이는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 게임업계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각 권역별로 선호도가 높은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출시함으로써, 동서양 전역의 이용자층을 포괄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코피디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게임 이용자 중 약 53%가 두 개 이상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멀티 플랫폼 게이머로 추산된다. 이러한 경향은 PC·콘솔 게이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스타 현장을 찾은 ‘승부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향후 멀티 플랫폼이 게임산업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전세계서 개발되는 게임 30~40%는 멀티 플랫폼이다. 넷마블에서 개발하는 게임 70~80%도 멀티 플랫폼”이라며 “장르와 게임성, 타깃과 시장에 따라 서비스 플랫폼을 조금씩 달리하는 전략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왕좌의게임 IP에 등장하는 백귀를 구현한 코스플레이어. [ⓒ넷마블]
왕좌의게임 IP에 등장하는 백귀를 구현한 코스플레이어. [ⓒ넷마블]

◆코스어·인플루언서로 활기… G-CON에 업계 종사자 발걸음도

다양한 부대 행사도 흥행 열기를 지폈다. 올해 다양한 참가사들은 부스 앞에 전문 코스어(코스튬 플레이어)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관람객 이목을 집중시켰다.

예컨대 넷마블은 HBO가 제작한 유명 드라마 IP(지식재산)인 ‘왕좌의게임’을 기반해 만든 왕좌의게임: 킹스로드를 홍보하기 위해 원작 팬이라면 익숙한 ‘철왕좌’ 구조물과, 수준 높은 구현도를 자랑한 ‘백귀’ 코스어를 자리시켜 눈길을 모았다.

인지도가 높은 인플루언서들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이브IM 부스에는 ‘우정잉’, ‘릴카’, ‘김민교’ 등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가수 김종국이 참가해 신작 아키텍트를 홍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 부스에는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가수 장원영 등이 자리해 자리를 빛냈다.

이외 렐루게임즈의 ‘마법소녀 루루핑’ 이스포츠 대회,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챔피언십 등 다양한 이스포츠 행사도 마련돼 지스타 색깔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었다. 관람객이 몰린 주말엔 자사 유명 게임 배경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열려 귀를 즐겁게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지스타 컨퍼런스(G-CON)는 개발자와 기획자 등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했다. 42개 세션(키노트 4개, 일반 38개, 3트랙)으로 진행된 이번 G-CON에는 국내외 스타 디렉터가 역대 최대 규모로 운집했다.

G-CON은 하나의 네트워크 현장으로도 확장, 글로벌 플랫폼(Steam)을 운영하는 밸브 측 인사 강연 당시에는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적지않은 관계자들이 진을 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제2전시관에 마련된 사우디아라비아의 '키디야' 부스.
제2전시관에 마련된 사우디아라비아의 '키디야' 부스.

◆해외 게임사, 외국인 관람객 드문드문… 숙제도 여전

다만 흥행 성과와는 별개로 남겨진 숙제는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이번 지스타에는 그리프라인(중국), 나이언틱(일본), 키디야(사우디아라비아), 인디 쇼케이스를 개최한 스팀을 제외하곤 해외 게임사나 플랫폼의 참가가 저조했다. 외국인 관람객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대부분 해외 게임사가 휴가 기간이라 참가를 꺼리는 편이다. 아직까지 국내 게이머들의 PC, 콘솔 게임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지스타 매력을 떨어트린다”며 “산업협회와 국내 게임사가 긴밀히 협업해 주요 대작을 지스타에서 선공개하는 등 지스타만의 콘텐츠를 지키고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20년간 지스타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신 마음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그 성원에 보답하고자 앞으로도 늘 조금씩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지스타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