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통신 3사, 조직개편 완료…'AI+통신 강점', 어떻게 살릴까(종합)

채성오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통신 인프라와 인공지능(AI)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를 기반에 둔 '2025년도 임원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3사는 통신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AI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이에 맞춰 사업 실행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조직구성에 변화를 줬다.

◆SKT, AI·통신 '투트랙' 전략 구체화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4년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유임이 결정됨에 따라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전환 속도를 높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디지털데일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디지털데일리]


당시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 추진을 위해 ▲AI서비스사업부 ▲글로벌·AI테크사업부 ▲T-B(SK텔레콤-SK브로드밴드)커스터머사업부 ▲T-B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 4대 사업부를 신설한 바 있다.

AIX(AI 전환)·AI 인프라 ·AI서비스 등 3개 층으로 구분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SK텔레콤은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가 기업 미래먹거리를 책임질 'AI사업'에 집중토록 했고 T-B커스터머사업부와 T-B엔터프라이즈사업부로 각각 B2C와 B2B 사업영역을 전담토록 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개인 AI 서비스 '에이닷(A.)'의 고도화, 북미향 퍼스널 AI 에이전트 '에스터' 공개 등의 성과를 거뒀고 오픈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 외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AI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에 주력했다. AI 데이터센터(AIDC) 건립 전환 및 테스트베드 오픈을 추진하는 등 기업 고객을 확대하는 전략도 병행했다.

SK텔레콤이 11월 4일 SK AI 서밋 현장에서 공개한 'SK텔레콤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영상 중 한 장면. [ⓒ 디지털데일리]
SK텔레콤이 11월 4일 SK AI 서밋 현장에서 공개한 'SK텔레콤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영상 중 한 장면. [ⓒ 디지털데일리]


SK텔레콤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AI 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고 통신 인프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형태로 조직을 개편했다.

5일 공개된 SK텔레콤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4대 사업부를 7대 사업부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MNO(이동통신)사업부 ▲B 유선/미디어사업부 ▲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통신 경쟁력 강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AI 사업부서는 ▲에이닷사업부 ▲GPAA사업부 ▲AIX사업부 ▲AI DC(데이터센터)사업부 등 4곳에서 각 사업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라 구분했던 AI사업부서를 대표 사업영역으로 분리함에 따라 개발·서비스 역량을 집중하고 조직 의사결정 체계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개편 전 AI서비스사업부에서 담당했던 '에이닷'과 'GPAA'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각각의 독립된 사업부 체제가 됐다. AI DC사업부도 신설돼 이달 판교에 오픈하는 'AI DC 테스트베드'를 비롯한 AI DC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무선 1위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통신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기존 T-B 커스터머사업부에서 담당했던 업무를 'MNO사업부'와 'B 유선/미디어사업부'로 분산시켜 이동통신 및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IP)TV·미디어 사업 전문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AI 사업의 근간이 되는 네트워크 기술력을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 통신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KT·LGU+도 사업조직 신설·재편…AI 수익화 시동

SK텔레콤보다 앞서 지난달 말 AX(인공지능 전환)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KT와 LG유플러스도 각 사업 특성에 따라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방안에 주목했다. B2B사업조직 및 커스터머 영역에서 병행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AI사업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형태로 재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T의 경우 B2B 조직을 통합하고 본부급 사업조직을 부문급으로 격상시키는 형태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B2B 사업조직은 AI 사업본부, DX(디지털 전환)사업본부, 로봇사업단 등이 소속된 전략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과 통합하는 형태로 개편해 해당 조직이 AI·클라우드·플랫폼 분야의 신사업 역량까지 갖출 수 있도록 변화를 줬다.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KT]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KT]


IPTV 등 KT의 미디어사업을 총괄했던 커스터머부문 산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는 미디어부문으로 격상시켜 사업 역량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했다. 신설된 미디어본부는 KT그룹의 미디어·콘텐츠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분산됐던 미디어사업을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KT컨설팅그룹 조직도 조직개편을 거쳐 ▲GTM(Go to Market)본부 ▲TMO(Transformation Management Office)본부 ▲SPA(Strategic Partnership Alliance)본부 등 3개 조직을 거느린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재편됐다. 특히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산하 SPA본부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협력 등 국내외 테크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아 향후 KT의 수익성을 제고할 전담 조직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왼쪽). [ⓒ LG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왼쪽).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경우, 4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황현식 사장에서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 교체하는 한편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하는 형태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설된 AI 에이전트 추진그룹 산하엔 '모바일에이전트 트라이브'와 '홈에이전트 트라이브' 조직이 각각 배치돼 관련 사업을 전담한다. 홈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지난달 7일 출시한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고도화하고 적용 범위 및 기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며 홈에이전트 트라이브는 기존 홈IoT 사업에 AI를 더해 홈에이전트 사업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담당한다.

LG유플러스의 홈에이전트 사업은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기획 단계부터 협력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까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통신 3사의 AI 청사진이 본 궤도에 오른 모습"이라며 "기존의 탈통신 전략보단 네트워크 인프라와 AI 신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요소를 찾기 위해 각각 사업조직을 재편하고 전열을 가다듬는 형태"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