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트렌D] ‘공간 혁신’ 계속되는 대형마트…“단 5분이라도, 더 있고 싶어지네”

왕진화 기자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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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대형마트가 공간 혁신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공세에 생존을 위한 리뉴얼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우선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자녀와 함께 무료한 휴일을 보내기 좋은 곳으론 이만한 공간이 없는데, 과거엔 식재료를 사기만 하면 이 공간에 있을 이유가 더 없었거든요.

지속적인 변신으로 평소보다 5분, 10분이라도 더 머물고 싶어지게 된 것인데요. 대형마트가 변신을 거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국내 주요 23개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상승한 15조3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지요.

그러나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증감률에서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오프라인 가전·문화, 패션·잡화 매출은 작년보다 각각 22.1%, 9.2% 감소했습니다. 산업부는 소비심리 위축, 이상기온, 작년보다 하루 적은 휴일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3.4%, 2.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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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가 위축된 만큼 소비자를 집 밖으로 지속 유인해야 할 ‘한 방’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렇다면 대형마트 대표주자 3사가 택한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을 ‘메가푸드마켓 라이브점’으로 리뉴얼하고, 이곳에 ▲싱싱회관 라이브 ▲오늘의 요리 시식코너 ▲디지털 사이니지 강화 등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매장 3층에는 앵커 테넌트로 꼽히는 ‘다이소’를 강서구 최대 규모로 열렸습니다.

홈플러스 식품 전문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은 2022년부터 홈플러스 일반 매장을 대상으로 리뉴얼되며 생활권 곳곳에 생겼습니다. 이곳은 비식품류보다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홈플러스는 일반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한 차례 진화시킨 데 이어, 2년 만에 또 리뉴얼을 통해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 매장은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것이 콘셉트입니다. 필요한 것만 사고 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계속해서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볼거리부터 체험거리가 기존 메가푸드마켓보다 더욱 많아졌습니다. 고객의 주문에 따라 전문가가 원하는 식재료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오더메이드(Order made)’ 서비스가 도입된 것이 큰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을 5개월 간의 대대적인 리뉴얼 끝에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마트에 따르면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 1층 북그라운드는 스타필드 상징인 별마당 도서관 콘셉트와 궤를 같이 한다.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을 5개월 간의 대대적인 리뉴얼 끝에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마트에 따르면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 1층 북그라운드는 스타필드 상징인 별마당 도서관 콘셉트와 궤를 같이 한다.

그런가 하면, 이마트는 미래형 매장을 홈플러스보다 한발 빠르게 선보인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선보였던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스타필드의 책마당 도서관 등 매장의 핵심 공간을 다양한 고객 참여형 시설로 채운 것이 특징인데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평소 이마트에서 할인상품보다 체험을 팔겠다는 메시지를 던져왔기에 이에 부합하는 매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대표되는 이마트의 공간 혁신 리뉴얼 작업은 기존 고객의 방문 증가는 물론 신규 고객 창출로 이어지며 영업 이익 증대에 힘을 보탰다고 합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지난 8월29일 리뉴얼 개장 후 9월 말까지 방문한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9% 증가했고, 신규 고객수는 180% 늘어나는 등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매출이 지난해 대비 48%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지요.

롯데마트 신갈점이 지난달 14일 반려동물 토탈 케어 스토어 ‘콜리올리 펫타운’ 첫 선을 보였다. [ⓒ롯데마트]
롯데마트 신갈점이 지난달 14일 반려동물 토탈 케어 스토어 ‘콜리올리 펫타운’ 첫 선을 보였다.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버티컬과 같은 공간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4일 롯데마트 신갈점에 반려동물 토탈 케어 스토어 ‘콜리올리 펫타운’을 새롭게 오픈했는데요. 콜리올리 펫타운은 ‘내 집 앞 반려생활 중심지,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한곳에’를 콘셉트로 반려생활에 관련된 콘텐츠를 집대성한 공간입니다.

반려동물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것은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최초 사례입니다. 롯데마트의 자체 상권 분석에 따르면, 신갈점의 주변 상권의 반려가구 비율은 전국 롯데마트의 반려가구 비율을 크게 상회합니다.

또한 신갈점이 위치한 용인시의 경우 반려동물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 내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고, 소득 수준은 전국 246개 자치구 중 16위로 상위권에 속하는 지역이지요. 온라인을 무대로 하는 이커머스가 절대 파고들 수 없는 분야를 반려동물로 공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마트업계는 거듭되는 공간 혁신을 통해 이커머스 공세에 맞서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무조건 낙관할 상황은 아닙니다. 여전히 쿠팡 등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인데요.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은 물론 시장 전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매력적인 쇼핑 공간을 대형마트에서 선보이기 위해 모두가 지속적인 고민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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