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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천신만고끝에 새주인 맞아… 나머지 매물들은? 금융권 M&A 내년에도 '어둡다'

권유승 기자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 본사 전경. ⓒMG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MG손해보험이 무려 네 번째 매각 입찰만에 새로운 주인 맞이에 나선 가운데, 남아있는 금융권 매물들은 내년에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눈길을 끌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물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 속 파격적인 매각가로 협의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러브콜을 받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매각 삼수생 MG손보가 겨우 매각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은 물론,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일 MG손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다.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예보는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약 3년간 3차례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아직 매각 절차는 남아있지만, 이번만큼은 MG손보가 새로운 주인을 들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중도하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메리츠화재가 올해들어 MG손보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왔던 만큼, 예상치 못한 이슈만 없다면 무난히 인수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매각 삼수생인 MG손보마저 새 주인 맞이에 나서자, 시선은 남아있는 금융권 매물에 쏠리고 있다.

현재 매물 혹은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은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이다. 최근에는 롯데카드도 2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금융권 M&A에 대한 기대를 한 층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내년에도 금융권 M&A 시장이 활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력한 잠재 인수사로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파격적인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처럼 지지부진한 가격 줄다리기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올해 보험사 M&A 대어로 떠올랐던 롯데손보의 경우 여러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격 이견으로 결국 매각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롯데손보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우리금융은 두달여 이후 진행된 본입찰에는 들어가지 않았었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로 2조원대 이상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 매각측에서 그동안 일정수준의 가격을 고집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단기간에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행보는 쉽사리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역시 앞서 가격적인 이견으로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당시 롯데카드 인수전에는 하나금융 등이 참여했었는데, 롯데카드 매각측에서 원하는 매각가는 무려 3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점도 매각의 걸림돌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10년간 여섯번의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은 취약한 재무건전성 등을 지적받으며 여전히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KDB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후 117.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에도 한참 밑돌았다.

마찬가지로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MG손보가 그나마 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예보는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5000억원 가량의 공적자금 지원을 내세웠으며, 인수사가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 선별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P&A 방식도 내걸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이 인수를 추진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매각이 불발되고 다시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이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3등급을 받으면 자회사 편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동양생명이 향후 다시 매물로 나오더라도 악화하고 있는 재무건전성은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동양생명의 올 3분기 지급여력비율은 161%로 전분기 대비 5.2%p 하락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추진중인 보험사 M&A건은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당연히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사실상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M&A를 완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물에 대한 가격적인 이점이 있다면 꼭 금융지주사들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여럿 있을 것"이라며 "적정 가격에 대해선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지만, 내년에도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올해와 비슷한 M&A 시장 흐름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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