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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서베이 황희영 대표 “기업 리서치, 외주에서 내재화로 전환해야”

이안나 기자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기업들이 외부에만 의존하는 리서치를 넘어 내부에서 주도하는 리서치 내재화로 나아가야 한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는 1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데이터 온 파이어(Data on fire)' 행사에서 기업 리서치 내재화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오픈서베이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스페이스'를 고도화 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리서치 내재화를 "리서치로 풀어야 하는 비즈니스 문제 정의부터 설계, 데이터 수집, 인사이트 도출, 의사결정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서 주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외부 기관에 의존할 경우 리서치에 요구되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고, 결과물이 기업의 자산으로 축적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업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면서 리서치 내재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질문에 답하는 데 2개월이 걸린다면, 답이 나왔을 때는 누구도 그 답을 궁금해하지 않는다"며 시장 변화 속도에 맞춘 신속한 리서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테크업계에서 11년간 일한 소피 킴 UX리서치 컨설턴트는 "미국 기업들은 이미 리서치를 제품 개발 전 과정에 필수적인 프로세스로 정착시켰다"며 "구글, 메타 등 빅테크부터 월마트 같은 유통기업까지 자체 리서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리서치 내재화 과정에서 리서치 담당자의 역할도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엔 외부 리서치 기관과의 조율을 담당하는데 그쳤다면 이제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을 이끄는 리더이자, 기업 데이터 자산을 관리하는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픈서베이는 리서치 내재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데이터스페이스’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패널 리서치와 자사 고객 대상 리서치를 통합 관리하며,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동해 데이터를 기업의 자산으로 축적할 수 있다.

황 대표는 "기존 고객들이 변화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기능적 보완은 2025년 상반기까지 계속할 예정”이라며 "기업은 플랫폼 직접 운영, 구독 서비스 이용, 일회성 프로젝트 의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례로 유한킴벌리 서지은 MDI파트 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고객사례로 유한킴벌리 서지은 MDI파트 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한킴벌리, SK매직, 한국타이어 등이 참여해 리서치 내재화 성공사례를 공유했다.

유한킴벌리 서지은 MDI파트 부장은 "데이터스페이스 도입 후 연간 연간 4~5회에 그쳤던 고객 조사가 지난해 20건, 올해 25건으로 대폭 확대됐다"며 "조사 비용은 지난해 6억원, 올해 4억원 절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사몰 '맘큐' 앱과 연계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 하반기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퓨어코튼'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

SK매직 상품전략팀 김효선 매니저는 "연간 20회 수준이던 리서치가 올해 120건으로 증가했고, 비용은 8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기존 2개월 걸리던 리서치 과정을 5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1.5~2년이 소요되는 가전제품 특성상,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리서치 내재화가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타이어 전문점 브랜드 '티스테이션'은 현재 5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주일재 책임은 "매월 7만건, 연간 100만건 고객 설문을 자동화했다"며 "도입 후 우수 매장이 85개에서 156개로 늘었고, 고객 응답률도 11%에서 32%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오픈서베이는 데이터스페이스 고도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AI 기반 텍스트 분석과 주관식 응답 자동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2025년 하반기에는 해외 리서치까지 플랫폼 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이날 행사에는 162개 기업에서 참석했으며, 리서치·데이터·마켓 인텔리전스 업무 담당자가 47%를 차지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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