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SAS 이기완 전무 “생성형 AI만으론 부족...전통 AI와 융합이 성공 열쇠”

이안나 기자
이기완 SAS코리아 전무
이기완 SAS코리아 전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생성형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AS코리아가 시장조사기관 IDC의뢰해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4%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기업 모든 니즈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예측과 의사결정에 강점을 보이는 전통적 AI와 융합이 진정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기완 SAS코리아 전무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리더 기업은 18%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대다수 기업이 AI를 도입했지만 실제 성과를 내는 기업은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보고서도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 중 92%가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도입에 뛰어든 기업들은 챗봇이나 문서 요약 등 단순 기능에만 매몰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SAS는 AI 플랫폼 ‘바이야(Viya)’를 통해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한다. 최근엔 합성 데이터 플랫폼 기업 헤이지(Hazy)를 인수하며 AI 구축 핵심 난제인 데이터 부족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이 전무는 “기업들이 보유한 실제 데이터는 생각보다 부족하고 놓치는 것도 많다”면서 “헤이지 합성 데이터 기술을 통해 부족한 데이터를 해결하면서 가공·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성 데이터는 실제 데이터의 통계적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정보나 민감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바이야는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모델 개발·배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AI 플랫폼으로,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모델 운영과 모니터링을 자동화해 시장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출시하도록 신속한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인프라가 변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을 유연하게 지원한다.

금융·제조·리테일 등 산업별 특화 솔루션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여신 심사, 고객 관리까지 전체 가치 사슬에 필요한 솔루션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IT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이 전무는 현업 실무자들이 직접 AI를 다룰 수 있는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파이썬 같은 코딩 능력이 필수였지만, 이젠 엑셀 피벗 테이블 수준의 기술만 있어도 AI 분석이 가능하다”며 “현업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직접 ‘시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어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바이야는 최근 생성형 AI와의 연계도 강화했다. 생성형 AI는 언어 이해와 콘텐츠 생성에, 전통적 AI는 예측과 의사결정에 각각 강점이 있어, 이 둘의 시너지로 비즈니스 성과를 만든다. 예를 들어 고객 불만 처리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고객의 불만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요약하면, 전통적 AI가 이를 분석해 고객 이탈 가능성과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도 바이야 주요 기능이다. 최근 AI 편향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업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바이야는 성별·인종·종교 등에 대한 편향성을 자동으로 검증하고 보고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전무는 AI 도입 성공을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 ▲AI 인재 양성과 확보 ▲체계적인 AI 전략 수립을 꼽았다. 특히 전략 수립에 있어선 단계별 계획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이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는 “과거 PC와 모바일 시대 변화에서 보았듯 기업들이 망하는 건 기술 자체 때문이 아니라, 변화를 거부하고 적응하지 못할 때 도태되는 것”이라며 “지금이 바로 그런 변곡점이며, AI는 이제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전무는 AI 성공을 위해서는 3~5년 장기적 투자가 필수적이며, 즉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경영진 의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SAS는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함께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 포럼을 개최하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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