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투자기업 자금 회수까지 평균 5.6년… 고려아연 장기투자 가능한가
-2005년 출범 이래 52개사 투자, 엑시트 성공 사례 20건
-인수후 노사 갈등 및 가맹점주 갈등, 수익성 악화 사례도
-전체 투자에서 제조업 비중 10% 수준… 최다 투자분야는 ‘의료·헬스케어’ 17%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첫 투자를 단행한 이후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금 회수에 성공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5.6년(66.5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같은 짧은 회수기간으로 인해 중장기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기업에 있어서는 성장성과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MBK는 2005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52개 기업에 투자했고,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20건(38.5%)이었으며, 미회수(원금 손실 1건 포함)는 32건(61.5%)으로 집계됐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 이래 19년 동안 눈부신 투자 성적들을 일궈냈다. 그 결과 출자기관들에게 200억 달러(약 29조원)의 수익을 돌려줄 수 있었는데, 이는 MBK 파트너스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가 증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며 “투자 원금 대비 수익이 8배라는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MBK는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60% 이상이 아직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자금투자는 한국기업이 25개(48.1%)로 가장 많았고, 중국(홍콩 포함) 13개(25.0%), 일본 12개(23.1%), 대만 2개(3.9%)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MBK가 첫 투자를 단행한 이후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금 회수에 성공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5.6년(66.5개월)이다.
이와관련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더라도 지분을 장기간 보유할 뜻을 피력했지만 평균 5년여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 것을 보면 이 말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한편 MBK가 아직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피투자기업은 전체 52개 중 32곳(61.5%)인데 이 중 한국 기업이 스포츠 의류, 유통, 골프장, 금융, 외식 프랜차이즈, 케이블TV 사업자, 케이블TV 등 17곳이다.
MBK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업종을 살펴보면 9개 업체(17.3%)가 '의료·헬스케어' 분야다. 금융업과 물류·유통 섹터에 속한 기업은 각 6개사(11.5%)로 뒤를 이었다. 제조업권에 속한 회사는 5개사(9.6%)다.
MBK는 제조부문에선 큰 재미를 못봤다. MBK는 지난 2009년 10월 1000억원을 들여 철제 구조물 생산 전문기업 영화엔지니어링 지분 일체를 인수했다. 영화엔지니어링은 2007년 이래 2012년까지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에 오를 만큼 경쟁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영화엔지니어링은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MBK는 2017년 회사 지분을 496억원에 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고려아연 M&A를 계기로 MBK의 투자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제조업 분야에선 성공사례로 내세울만한 곳이 없다며, 특히 고려아연과 같은 대형 제조업체를 운영한 실적이 아직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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