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인터뷰] 25년 전통 ECS텔레콤, 클라우드 전환으로 제2의 도약 준비

이안나 기자
ECS텔레콤 현해남 대표 [ⓒ ECS탤레콤]
ECS텔레콤 현해남 대표 [ⓒ ECS탤레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구축형 컨택센터 시장 대표주자 ECS텔레콤이 디지털 전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ECS텔레콤은 글로벌 기업 나이스(NICE)와 손잡고 클라우드 기반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닌 ‘고객 성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현해남 ECS텔레콤 대표는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닌 비즈니스 성과”라며 “구축형이든 클라우드든 고객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밝혔다.

ECS텔레콤이 손잡은 나이스는 기업가치 170억 달러(약 22조원)의 서비스형컨택센터(CCaaS)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전 세계 110만 이상 ‘CXone’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에서 9년 연속 리더로 선정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나이스와의 파트너십 선택 배경에 대해 현 대표는 “컨택센터는 고객에게 미션 크리티컬한 분야”라며 “나이스는 컨택센터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7000명의 직원 중 3000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일 정도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최적의 파트너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CS텔레콤은 솔루션 우월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아닌, 고객의 성공을 돕는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이같은 ECS 차별화 전략은 ‘CCX(Customer's Customer Experience)’라는 개념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기업의 직접적인 고객 경험을 넘어, 그 기업을 이용하는 최종 소비자 경험까지 고려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은행의 경우 은행 자체 고객 경험이 아닌 은행을 이용하는 최종 고객 경험까지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2022년부터 ‘ETaaS(ECS Technology as a Service)’라는 브랜드로 서비스형 솔루션을 준비해온 ECS텔레콤은 이번에 출시한 CXone을 통해 클라우드 전환을 본격화한다. 현 대표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구축형에 대한 투자를 거둬들이는 상황이지만, 중요한 것은 고객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것”라며 구축형·클라우드형 솔루션 모두를 제공해 선택지를 넓혔다.

기술적 준비도 철저히 했다. 국내에 도입한 CXone은 2년간의 검증 과정을 거쳐 국내 기업의 까다로운 음성품질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별도의 보이스 팝(PoP)을 구성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특히 금융권 고객을 위해 DMZ 구간을 별도 구축하는 등 보안 체계도 강화했다.

클라우드 전환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보안과 규제 문제도 점차 해결되는 추세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나이스가 한국에 리전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국내 데이터 처리와 저장이 필수적인 금융권 진출을 위한 의미 있는 투자로 평가된다.

특히 ECS텔레콤은 AI 기술 등장으로 변화하는 컨택센터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컨택센터 협회에 따르면 과거 30~40만개의 상담석이 존재했지만, AI 기술의 도입 후 그 구조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 대표는 AI 에이전트를 두고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닌 협업 모델을 강조했다. AI 기술 발전이 상담 서비스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5년을 앞둔 ECS텔레콤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축형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매출 감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 대표는 “구축형은 초기에 높은 매출이 발생하지만, CCaaS는 구독형 방식이라 당장의 매출은 낮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이러한 단기적 영향은 각오한 일”이라고 전했다. 5년 이상 기간으로 보면 총매출은 오히려 CCaaS가 더 높을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현 대표는 “재무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원들 처우를 개선하고 이번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새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