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도구에서 혁신으로… CES서 본 ‘게임의 내일’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지난 10일 막을 내린 ‘CES 2025’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서 게임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한층 더 선명하게 보여준 자리였다. 작년 AI가 주로 개발 도구로만 활용됐다면, 올해부터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혁신적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주요 화두는 AI였다. 특정 기술이나 제품에 제한적으로 활용되던 AI가 일상 속에서 인간을 능동적으로 돕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 제품들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공개되며 이목을 끌었다.
◆친구 없어도 괜찮아… AI와 스쿼드 짜고 ‘배그’ 한판
게임산업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는 게임 속에서 이용자와 능동적으로 교감하는 AI 기술을 CES에서 선보였다. 미리 입력된 대사와 동작만을 반복하던 논플레이어블 캐릭터(NPC)와 몬스터가, 이제는 이용자 행동 패턴에 따라 유기적으로 반응하며 몰입감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비전이었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Co-Playable Character)를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에이스(ACE)’로 구현된 것으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sLM)을 바탕으로 게임 이용자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CPC는 사전 스크립트(대본) 없이 플레이어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플레이어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답하거나 행동이나 질문을 역으로 제안할 수도 있다. 단순한 코드의 집합체를 넘어, 이용자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실제 크래프톤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플레이어가 AI 팀원 ‘펍지 앨라이(PUBG Ally)’와 함께 소통하면서 적을 찾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아이템을 찾는 모습이 구현됐다. 오는 3월28일 출시되는 PC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영상에서는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Smart Zoi)’가 게이머와 다채롭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크래프톤은 차기작에도 CPC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8일 CES 현장에서 “크래프톤은 펍지 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해 이용자 경험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CPC가 게임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와 표준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자사가 개발 중인 신작 ‘미르5’에 AI 기술을 적용해 만든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공개했다. 머신러닝과 SLM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튜닝해 개발한 것으로, 이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해 공격 패턴이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화된 플레이 경험과 매번 새로운 전투 방식을 전개해 전투 재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테리온은 위메이드넥스트가 작년 6월부터 엔비디아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향후 추가적인 기술 적용 가능성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위메이드는 1분기 출시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레전드오브이미르’에도 엔비디아의 최신 빛 처리 기술 RTX 레이 트레이싱과 AI 딥러닝 기반 프레임 생성 기술 DLSS3를 사용하고 있다. 캐릭터는 물론 각종 건축물과 자연 환경, 무기와 의상 등 게임 전반의 시각적 완성도를 극대화해, 차원이 다른 시각적 완성도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에 없던 게임 재미… AI, 게임산업 도약 이끌까
이번 CES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 경영자(CEO)는 스스로 학습하고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게임산업에서도 이러한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거나 변형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AI로만 구성된 파티로 사냥을 나서거나, 이용자 선택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게임의 탄생이 목전이라는 것이다.
잭 부저 구글 클라우드 디렉터는 작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플레이어의 암시적 또는 명시적 지시에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살아있는 게임’이 향후 3~5년 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기술의 도입이 앞선 3D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마찬가지로 게임산업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게임의 한계 재미를 확장하게 되면, 정체된 산업 성장세에도 재차 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 안팎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도움을 받아 일러스트를 만들거나, 음성을 만드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AI에게 일손을 벌리면서도, 고도로 발전한 AI 기술을 어떻게 게임 재미로 녹여내고 확장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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