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생성형 AI로 '무차별 지원' 증가…이력서 홍수에 채용기업은 '비상'

조윤정 기자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생성형 AI로 작성된 이력서가 급증하며 ‘이력서 홍수’ 현상이 발생해 채용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글로벌 HR 플랫폼 ‘리모트’(Remote)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리더 및 채용 결정권자 41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생성형 AI로 작성된 이력서가 급증하며, 기업들이 부적격한 이력서를 선별하는 데 평균 9.24일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HR 플랫폼 리모트는 전 세계 기업의 인력 관리 동향을 파악하고자 시장조사기관인 센서스와이드(Censuswide)에 의뢰해 한국, 일본, 호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스페인 10개국의 기업 리더 및 채용 결정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조사에서 기업들은 ▲지원자 수 급증 ▲지속적인 지역 인재 부족 현상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시장 등으로 인해 인재를 효율적으로 채용하는 데 있어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원자 수가 급증한 데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4분의 1은 생성형 AI가 상용화됨에 따라 종종 감당하기 힘든 양의 지원서를 받는다고 답했다.

응답자 65%는 적격하지 않은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답했으며, 74%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AI의 발달로 인해 이력서 작성이 손쉬워지며 일부 구직자들은 무차별적으로 여러 기업에 지원하는 ‘묻지마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73%는 지난 6개월간 생성형 AI로 작성된 이력서에서 허위 정보가 포함된 사실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원자 수는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38%의 기업은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AI를 활용해 작성된 지원서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오히려 이력서 검토에 더욱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며, 적합한 인재를 찾기 힘들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82%는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쏟아지는 지원 서류 중 빠르게 적합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39%의 기업은 이력서 검토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답했다. 이 경우, 전체 이력서를 충분한 시간에 걸쳐 다각적으로 검토하기 어려워져 우수한 인재를 놓칠 위험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29%의 기업은 사전 평가 테스트를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28%는 특정 분야 채용에 특화된 채용 플랫폼 혹은 채용 솔루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답했다. 27%는 직무 기술서를 재검토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전체 응답자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은 AI로 발생하는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이들은 적합한 지원자를 찾고 지원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쏟아지는 이력서 중 요건에 부합하는 지원자를 빠르게 추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300곳 이상의 한국 기업 중 약 22%에 달하는 기업도 인재 선별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32%는 사전 평가 테스트를 도입했다고 답변했다.

리모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욥 반 더 부르트는 “AI 발달이 채용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며 구직자들은 AI 기반 도구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이력서 접수 시 ‘빠른 지원’ 같은 기능이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이력서가 대량으로 접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행히도 많은 기업이 이러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AI 기술이 접목된 HR 솔루션 도입 등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