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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서비스 종료에 조직개편까지 …“경쟁력 회복 최우선”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새해부터 게임업계가 사업·조직 개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인한 게임 접속자 감소, 그에 따른 실적 저조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주력 사업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비롯한 국내 주요 게임사는 조직개편 및 인재영입, 사업 옥석 가리기 등이 한창이다.

넷마블, 그룹체제 전환…·컴투스, 인재 영입=넷마블과 컴투스는 인사이동으로 인한 내부 조직 변화를 맞이했다. 주력 사업 효율을 높이고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먼저 넷마블은 새해부터 굵직한 내부 조직 변화를 추진했다. 최근 사업그룹장을 맡고 있던 한지훈 이사가 컴투스로 이직하면서, 기존 3그룹 체제였던 사업그룹 구조를 2그룹 체제로 전환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임시로 그룹장을 겸임했으나, 새로운 인선 없이 2그룹 체제로 조직을 개편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3그룹이 맡고 있던 게임 운영 및 개발 사업은 1, 2 그룹이 나눠 맡게 된다.

계열사 대표 사임 소식도 전해졌다. ‘제2의나라:크로스월드’ ‘리니지2:레볼루션’ 등 굵직한 지식재산권(IP) 개발 공신으로 불리던 박범진 넷마블네오 대표가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에 따라 넷마블네오는 권영식·박범진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영식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컴투스는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송재준·이주환 컴투스 각자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투자와 노력에 대한 결실과 성과를 올해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컴투스는 넷마블에서 이직한 한지훈 사업부문장 지휘 아래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낸다.

컴투스는 올해 중으로 월드오브제노니아, 워킹데드:아이덴티티 등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한 사업부문장은 넷마블 사업그룹장, 엔씨소프트 사업팀장 등을 역임한 게임 사업 전문가로, ▲마구마구 ▲세븐나이츠 ▲마블퓨처파이트 ▲몬스터 길들이기▲페이트그랜드오더 등 프로젝트 사업을 총괄한 바 있다.

◆신작 위한 배수진, 매출 저조 게임 서비스 ‘종료’=이와 함께 일부 게임사는 신작 흥행에 비용과 인력을 집중하기 위해 부가 사업이나 매출이 저조한 게임 IP를 덜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일환으로 운영하던 ‘유니버스(UNIVERSE)’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에 매각했다. 유니버스는 엔씨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자회사 ‘클렙’과 함께 운영해 오던 글로벌 팬덤 플랫폼이다. 엔씨는 올해 중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를 선보이고, 이를 비롯한 신작 6종 개발에 주력한다. 이번 유니버스 매각은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비주력 게임도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크래프톤 자회사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이 오는 3월2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앞서 엘리온은 오랜 제작 기간과 대규모 전투, 화려한 액션 등 이용자 관심을 끌어모으며 지난 2020년 출시됐다.

지난 2021년에는 북미·유럽 지역에도 글로벌 출시하는 등 외연 확장을 지속했으나, 이용률 저조에 따른 수익 감소 등으로 서비스 종료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PC 게임 매출은 하향세다. 지난해 4분기 193억원에서 올해 3분기 133억원까지 떨어졌다.

넥슨은 오는 19일 게임 ‘천애명월도’ 서비스를 종료한다. 천애명월도는 소설 ‘천애명월도’를 기반으로 만든 무협 액션 게임으로 지난 201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전 공개테스트 이후 한때 PC방 점유율 톱10을 유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게임이었으나, 이용자 저조 및 매출 감소 등 문제로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지자 종료를 결정한 모습이다.

천애명월도 개발진은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상황으로는 더 이상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기 어렵다고 판단돼 고민 끝에 천애명월도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5년 동안 함께했던 천애명월도는 이제 끝이 나지만, 함께한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게임사들은 사업·조직 개편을 통해 부가 사업보다 주력 사업인 게임에 집중함으로써 신작 흥행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눈에 띄는 신작 흥행이 없었던 게임사 경우, 올해 중 공격적인 신작 출시 일정을 공개하는 등 흥행 IP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가 올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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