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까지···불 붙은 헬스케어 경쟁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격 의료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디지털 서비스가 주목받으며, 정보통신(IT) 기업이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확대 나서는 카카오·네이버=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카카오는 의료 빅데이터 기업 휴먼스케이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휴먼스케이프는 희귀질환 맞춤 정보 플랫폼 '레어노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환자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레어노트에는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술이 적용돼 카카오와의 직접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카오의 헬스케어 진출은 이번이 첫 시도가 아니다. 지난 2018년 8월 투자 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설립을 발표했다. 이어 2019년 3월에는 연세의료원과의 합작 법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 역시 오래 전부터 헬스케어 진출 기반을 다졌다. 2018년부터 액셀러레이터 D2SF를 통해 딥메디, 두잉랩 등 관련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현재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이지케어텍에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 인수를 진행 중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이지케어텍 2대 주주가 된다. 의료 데이터인 EMR을 이용한 클라우드 사업을 이지케어텍과 공동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3일에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에 1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루닛은 암 진단 AI 솔루션에 강점을 보이는 기업으로, 관련 분야 경쟁력 확대를 노린 것이다.
국내에서는 원격 의료가 제한돼 있어 불가능하지만, 해외에서는 관련 사업도 진행 중이다. 2019년 라인을 통해 현지 의료전문플랫폼 M3와 합작법인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하고 일본 시장에서 원격 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헬스케어 경쟁 본격화=헬스케어 사업 경쟁은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 역시 앞다퉈 사업 진출에 열을 내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하면 진료에 필요한 데이터 저장 및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단축돼 여러 의료기관이 앞장서서 도입하고 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자사 협업 툴 팀즈,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를 통한 원격 헬스케어 기능과 환자 셀프 관리 서비스 기능이 들어간 헬스케어 특화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앞선 4월에는 뉘앙스를 인수했다. 뉘앙스는 음성인식 전문 기업으로, 애플 인공지능 비서 시리에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의사와 환자 간 대화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술로 특히 의료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 목적으로 자사 클라우드 애저와 헬스케어 분야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2019년 인수한 스마트 웨어러블 기업 핏빗으로, 애플은 애플워치로 디바이스와 심전도나 혈당 수치 등 자료를 수집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아마존 역시 헬스케어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18년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며 '아마존파머시' 서비스를 출시했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6달러를 내면 6개월 치 만성질환 약을 받을 수 있다. 자사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한 원격 의료 '아마존케어'도 서비스 중이다.
아마존은 관련 기술로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의료 단체에 4000만달러(약 475억원) 상당 재정 및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3년에 걸쳐 제공할 것을 발표했다. 맥스 피터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사업 부문 부사장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의료 전문가가 없는 지역에 거주한다. 원격 의료의 증가는 의료 자원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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