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네이버 어벤저스] 초거대 AI 접목한 네이버 쇼핑추천 이후, 흥미로운 변화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빠지지 않고 강조하는 기능은 ‘개인화 추천’이다. 사용자마다 다른 관심사나 취향을 분석해 마음에 들어할 상품을 추천해주는 건 치열한 업계에서 분명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사용자 편의성·만족도를 높여 충성고객을을 확보하는 건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들 바람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포털사이트여서 사용자들은 주로 검색행위를 통해 상품을 소비한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추천서비스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꾸준히 기술개발해왔다. 이유는 분명하다. 검색 사용자 중 쇼핑 추천서비스를 경험한 사람이 10명 중 7명일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추천을 통한 거래액 또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에 이용자 개인 관심사와 취향을 모은 쇼핑 큐레이션 공간 ‘포유(FOR YOU)’ 탭을 신설했다. 포유는 AI 기반 상품 추천 기술 ‘에이아이템즈(AiTEMS)’에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가 더해져 기존보다 정교화된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10억여개 상품 중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실시간으로 추천받고, 중소상공인(SME)들 상품도 더 많은 노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포유’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역량을 쏟은 네이버 서치CIC AiTEMS 장예훈 개발자<사진 왼쪽부터>, 양민철 리더, 김동현 개발자가 <네이버 어벤저스> 인터뷰에 나섰다.

◆ ‘친절한 AI’…추천 이유 설명했니 상품 클릭률 8배 상승

다양한 상품을 통합적으로 추천해주는 ‘포유’ 탭은 네이버 개인화 추천 기술을 가장 최신 버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포유를 키워드로 정리하면 ‘이유가 있는’, ‘폭넓은’, ‘실시간’ 추천을 강화했다는 게 이번 서비스 특징이다.

네이버가 상품 추천 시스템 AiTEMS를 처음 선보인 건 2017년 9월이다. 당시에도 딥러닝 기술적 측면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기대와 달리 사용자 지표가 좋지 않았다. 원인 중 하나는 해당 상품이 왜 추천됐는지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대다수 추천 서비스들이 겪는 공통 문제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GPT3에 비해 한국어가 6500배 이상 학습된 한국어 초거대 AI모델이다. 네이버가 직접 만든 이 모델은 네이버쇼핑에 올라온 상품 텍스트 정보를 분석하고, 검색어나 상품에 어울리는 ‘주제’를 생성한다.

네이버는 단순히 검색·클릭에 대한 기술 결과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친절한’ 추천서비스 제공을 위해 추천 단위를 세분화하고 이유를 제시하는 모드를 개발했다. ‘~를 위한 추천상품’, ‘이 상품 어떠세요?’ 등 다소 경직된 문구가 아닌 ‘봄 원피스를 찾고 계신가요?’처럼 사용자 선호 브랜드·쇼핑몰·검색어 제시 이유를 ‘설명’해준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추천사유 제공 후 상품 클릭은 8배 상승했다.

포유 탭에는 기준 상품과 이질감 없는 가격대를 보여주기 위한 모듈, 상품 이미지 품질을 고려한 상품 선택, 상품 리뷰에서 자동으로 추출한 리뷰 태그까지 활용해서 다양한 상품 추천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인기가 많은 상품뿐 아니라 리뷰는 적지만 나에게 딱 맞는 상품을 추천으로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도 있다.

김동현 개발자는 “최근 학계에서도 ​장기적으로 사용자 만족도와 방문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하게 둘러볼 수 있는 폭넓은 추천이 유리하다는 유저 스터디를 발표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상품-검색어-주제 매칭 데이터를 활용해 단순히 하나의 검색어, 클릭에 대한 추천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 가질 주제를 발굴해 폭넓은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하루에도 수백만개 상품 노출…운영 효율 비결은 독립적 클러스터

네이버는 현재 10억개 이상 상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수백만개 상품 노출 여부가 달라진다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추천모델을 그대로 가져다가 네이버쇼핑에 적용하기란 불가능했다. 김 개발자가 여러 모델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쇼핑추천’이라는 도메인에 맞게 모델을 커스터마이즈하는 작업”이라고 답한 이유다.

포유를 선보이기까지 네이버는 같이 추천될만한 상품들끼리만 학습을 하기 위해 학습 전에 클러스터링을 진행하기도 하고, 많은 튜닝과 개선 작업을 거쳐 모델을 개발했다. 하이퍼클로바라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실서비스에 적용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참고할만한 경험이 없는 분야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엔진 측면에서도 과도한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개발이 이뤄졌다. 엔진에 부담 가지 않고 사용자 다양한 추천 데이터를 결합하기 위해 네이버는 각각 추천 데이터별로 독립적인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API를 자체 제작해서 운영했다.

장예훈 개발자는 “처음 선보인 개인화 추천 시스템에선 사용자-추천상품들로 미리 계산된 데이터를 하루에 한 번 데이터베이스(DB) 기반으로 업데이트하는 구조였지만, ‘포유’에선 데이터별 독립적 클러스터를 확보해 효율적이고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 측면 데이터들과 상품 측면 데이터들을 분리한 상태로 준비한 뒤 실시간으로 유입되는 이벤트에 해당 사용자 데이터를 추가하고, 랭킹을 연산한 결과가 데이터 클러스터까지 스트림기반으로 업데이트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구매직전 고객부터 ‘아이쇼핑’ 고객까지 모두 포용하는 추천 시스템 목표

결국 이들이 계속해서 상품 추천 기술을 고도화하는 이유는 각 이용자에게 더욱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현재도 포유 탭에서 보이는 많은 영역들 각각에 대해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사용자가 머무는 시간, ‘싫어요’를 누르는 행동 등 피드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영역 자체 순서도 개인별로 맞춰주는 강화학습 기법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네이버 서치 CIC AiTEMS팀은 개인화 기술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사용자 모델링을 강화한다. 성별·연령별 구분 외 육아용품처럼 특정한 주제로 묶이는 소비자들을 위한 추천 시스템을 보여주고, 궁극적으론 소비자들 쇼핑 상태를 예측해 쇼핑 의도에 맞는 결과물들을 제안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양민철 리더는 “소비 패턴이 비슷한 사용자끼리 묶어줘 향후 소비 정보를 예측하기 위한 사용자 세분화 기술을 내부적으로 개발 중에 있다”며 “사용자 현재 쇼핑 상태(탐색 중, 구매 직전 등)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이력 기반 일반적 추천 경험이 아닌, 새로운 경험 제공 또한 구상 중이다. 양 리더는 “사용자 체형, 평소 착샷을 비전 기술로 분석해 어울리는 패션 상품을 추천하거나, 음식 레시피나 가전 사용 가이드 등 문서 컨텐츠와 상품 간 결합을 통해 상품과 문서를 동시에 보여주는 추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