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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특집] ③802.11n의 가능성, 유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김재철

기존 802.11a/b/g 무선랜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짧은 신호 도달 거리와 느린 전송속도 문제를 해결한 802.11n이 무선랜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무선랜 장비 공급업체들은 앞다퉈 802.11n 초안(드래프트)2를 지원하는 무선랜 장비를 출시하고 있으며,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미 802.11n 기술을 적용한 인텔의 플랫폼을 탑재한 새 노트북들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802.11n은 전송속도가 기존의 무선랜 보다 10배 이상 빠른 최고 600Mbps를 낼 수도 있다고 해서 ‘600Mps 무선랜’으로 불리기도 하며, 신호 도달 거리 최대 120미터로 기존 무선랜의 8배에 가까운 성능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는 10배, 지원거리는 12배 향상돼 =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802.11n 초안2 버전의 무선랜 AP들도 이미 100~200Mbps 속도를 지원할 만큼 기존 무선랜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802.11n의 가장 큰 특징은 MIMO 기술과 40MHz의 주파수 대역을 쓴다는 점이다.

 

MIMO(Multi-input Multi-output) 즉 다중입출력 기술은 하나의 안테나로 신호를 송수신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송수신용 안테나를 여러 개 장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은 신호의 감도를 좋게 함으로써 무선랜의 수신품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802.11n은 40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함으로써 20MHz 대역을 사용하던 기존 무선랜보다 한번에 더 많은 신호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호 도달 거리가 길기 때문에 옥외에 설치할 경우 투자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802.11n 무선랜의 장점 중 하나다.

 

◆802.11n, 가입자 댁내까지 광랜 제공할 기술 = 802.11n은 수백Mbps급의 속도 때문에 무선랜의 용도를 더욱 확장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무선TPS를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TPS(Tripple Play Service)는 음성·데이터·방송 통합 서비스를 일컫는 것으로 10~40Mbps 정도 되는 기존의 네트워크에서는 세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유선 통신사들은 이를 위해 최근 100Mbps 인터넷, 이른 바 ‘광랜’을 구축하는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문제는 댁내 구간이다. 설치하면서 몇 번 구부리면 금이 가 버리는 광케이블 코어(석영)의 특성상 가정까지 100Mbps 선로를 구축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유선 통신사들은 802.11n을 이용해 가입고객의 집 안에까지 광랜을 연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파트 지하 통신실까지 100Mbps 유선네트워크가 들어오면 여기서부터 각 가정까지는 802.11n으로 광랜을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서비스사업자, ‘무선TPS’ 가능성에 주목 = 유선 통신사들이 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은 집 안에서 선 없이도 자유롭게 대용량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콘텐츠 사용량이 늘어나고, 새로운 부가서비스의 기회도 늘어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802.11n을 접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FTTH 가입자들의 댁내 구간에 무선랜으로 속도를 높이려고 해도 기존 802.11a/g로는 속도가 최대 25Mbps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표준화가 완료되면 FTTH 고객에게는 802.11n을 함께 공급하는 결합상품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선랜 벤더 가운데서도 이 분야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 넷기어 측은 “초고속 인터넷 SP들이 802.11n을 도입하면 엔드-투-엔드 광랜을 제공하게 된다”며, “고객의 집 안에 완벽한 무선 멀티룸 환경을 만드는 것은 SP에게 많은 가능성을 안겨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첫 802.11n 사이트도 구축돼 = 이처럼 802.11n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802.11n 상용 네트워크가 구축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의 모리스빌 대학은 얼마 전 메루네트웍스의 무선랜 장비로 802.11n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했는데, 지난 6월부터 802.11n을 테스트해오던 중 예상을 뛰어 넘는 결과가 나오자 학교 전역에 802.11n을 깔기로 결정했다.

 

이 대학 기술지원서비스 수석부장 진 볼랜드(Jean Boland)는 “802.11n의 테스트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802.11n 무선랜이 기존의 802.11g 무선랜 보다 최소 5배의 성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MB의 파일을 노트북PC로 업로드하는 데 802.11g 네트워크에서는 3분 51초가 걸렸지만, 802.11n에서는 26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하는 속도가 9배나 빨라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802.11n 때문에 무선랜 시장이 내년 여름까지는 소강상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802.11n 국제표준이 내년 3분기 경 확정되기 때문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에 예정돼 있는 대형 무선랜 구축사업이 많기는 하지만,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기왕에 투자를 할 바에는 표준이 확정된 새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테스트만 하면서 장비 선정을 미룰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재철 기자> mykoreao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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