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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20년, 삶을 말하다⑫] 삼성전자 휴대폰, 국가 먹거리 책임진다

윤상호

상반기 국내 전체 수출액은 2140.8억달러. 고유가 및 미국 유럽 등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0.5%가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상반기 전체 수출액의 약 4%인 84.2억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본사 기준으로 단일 품목 중 최고 금액. 지난 1988년 국내 기술로 첫 휴대폰이 태어난지 20년. 휴대폰 사업은 이제 IT사업의 효자종목으로 우뚝 선 것이다.

사실 휴대폰 사업이 이렇게까지 성장한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수출을 시작한 첫 해인 1996년 삼성전자의 수출 물량은 100만대. 지난 9월 한달 국내 휴대폰 내수 시장 규모는 167만대. 국내 한 달 시장 규모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물량을 수출한 것이 국내 휴대폰의 첫 해외 진출이었다.

하지만 성장세는 대단했다. 3년만인 1999년 1996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한 1769만대를 해외 시장에 팔았다.

이같은 성장 비결은 프리미엄 전략. 저가의 제품으로 물량공세를 하는 대신 고가의 프리미엄 휴대폰 이미지를 표방했다. 1998년 10월 획기적인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SGH-600은 글로벌 경쟁사 제품보다 1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내세웠다. 반응은 좋았다. SGH-600은 1999년 6월까지 9개월동안 단일 브랜드로는 최초로 200만대가 수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탄력을 받기 시작한 휴대폰 사업은 무서웠다. 애니콜은 바로 이듬해인 2000년 한국 휴대폰 2000만대 수출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2년 뒤 삼성전자의 첫 텐밀리언셀러폰에 힘입어 4230만대 고지에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텐밀리언셀러폰인 'SGH-T100(일명 이건희폰)'은 컬러폰 시대도 열었다. 이 제품은 2002년을 뜨겁게 달궜다. 듀얼 LCD에 조약돌을 닮은 유선형 폴더 디자인의 이 제품은 지멘스를 제치고 삼성전자를 노키아, 모토로라와 함께 세계 3대 휴대폰 제조업체에 올려놨다.

2004년에는 벤츠폰으로 알려진 SGH-E700이 두 번째 텐밀리언셀러폰이 됐다. 당시로는 뛰어난 카메라 성능과 인테나(안테나 내장형) 디자인은 세계 사용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해 삼성전자는 2002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8650만대의 휴대폰을 세계 시장에 공급했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모델로 활동해 인기를 끌었던 '블루블랙폰(SGH-D500)'. 2005년 출시된 지 1년도 안돼 삼성전자의 세 번째 텐밀리언셀러폰이 됐다. 그리고 삼성전자 휴대폰 1억대 판매 시대를 이끌었다.

현재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위치는 2등. 지난 2007년 2분기 모토로라를 추월한 뒤 4분기 연속 격차를 별렸다. 1위 노키아와는 여전히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추격을 위한 발판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도전은 최악의 결과를 보인다는 것을 모토로라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 목표는 2억대 이상. 상반기 까지 92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지난 3분기에는 5000만대 이상을 공급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억대의 휴대폰을 쌓으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높이의 452배에 달한다. 세계 시장에서 IT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휴대폰. 그 핵심에 애니콜이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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