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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스토리⑤] 동영상 검색에 열정불사르는 벤처 재수생

심재석 기자

[특별기획/내일을 향해 뛴다…′새내기 벤처 스토리′] 엔써즈 김길연 대표

벤처스토리 다섯 번째 주인공인 김길연 엔써즈(kr.enswer.me) 대표는 벤처 재수생이다.

 

김 대표는 이미 지난 2000초 벤처 열풍 시절 지인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창업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가 몸 담았던 SL2는 음성인식 및 합성 기술로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IT거품 붕괴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회사는 어려워졌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벤처 붐 시절 실패를 경험했던 대부분의 청년들은 ‘신용불량자’ 등의 멍에를 써야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중이다. 그는 SL2 실패 후 프리랜서 개발자로 일하면서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하도급의 하도급을 반복하다 보니 갑•을•병•정•무까지 경험했다.

이후 프리랜서 개발자로 점점 이름을 알리면서 쌓였던 부채도 조금씩 줄여갔다. 나중에는 상당히 고수익을 올리는 프리랜서 개발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 생활이 금전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성취감이 크지 않았다"고 김대표는 밝혔다.

“처음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꿈이 음성인식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돈은 벌었지만,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었다”

결국 그는 다시 벤처의 깃발을 들었다.

김 대표가 새롭게 도전한 분야는 ‘동영상 검색’이다.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는 동영상 검색엔진은 파일제목 등의 메타데이터만을 검색한다. 이는 무수한 중복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또 제목과 내용이 다른 일명 ‘낚시 동영상’을 분별하지 못한다. 결국 사용자들은 똑같은 동영상과 낚시 동영상 사이에서 필요한 동영상을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한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복 동영상 제거 기술을 개발했다. 소리와 동영상의 각 프레임을 비교해 10초 이상 겹치는 동영상을 하나의 동영상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중복 동영상을 검색결과에서 한번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이용자는 언뜻 다른 동영상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똑같은 동영상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기술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보인 바 없는 것이다. 때문에 엔써즈는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IT업계의 최대 관심 기업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본엔젤스와 소프트뱅크 등 두 곳으로부터 투자룰 유치할 수 있었다. 국내 벤처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인 장병규 전 첫눈 대표도 엔젤 투자자로 참여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업계에서 유명세도 탔고, 투자도 이끌어냈지만 아직 엔써즈와 김 대표에게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현재의 기술력으로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또 저작권 침해의 위험을 벗어나는 것도 관건이다.

우선 김 대표는 동영상 검색을 타겟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엔써즈의 기술은 같은 동영상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지 알려주기 때문에 광고 플랫폼으로 사용하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가수의 뮤직비디오에 음반 광고를 삽입해 유통하면 얼마나 많이 퍼지는 지, 어떻게 변형되는 지 파악할 수 있다.

저작권 문제는 저작권자와 수익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자신의 저작물이 어떤 사이트에서 얼마나 노출됐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김 대표의 엔써즈는 여전히 벤처기업이다. 또다시 실패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번에는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 지는 아직 잘 몰라도,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 지는 안다.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체계와 우선순위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

IT업계에서는 엔써즈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임을 엔써즈와 김 대표가 증명하길 기대해 본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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