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쟁 심화…삼성전자, 휴대폰 수익성 ‘빨간등’
- 올 목표 ‘트리플 투’ 달성 쉽지 않을 듯…이익률이 ‘발목’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수익성에 빨간등이 켜졌다. 판매대수는 순조롭게 늘고 있지만 스마트폰 확대로 고가폰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월 들어 국내 시장 프리미엄 제품들의 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삼성전자가 연초 세운 ‘트리플 투’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옴니아2’가 누적 판매량 8만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T옴니아1’에 비해 빠른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은 ‘T옴니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출시 한 달도 안돼 출고가를 인하해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따른 비용 증가가 원인이다.
◆‘T옴니아2’ 국내 스마트폰 판매 기록 갱신, ‘하지만’=현재 ‘T옴니아2’는 요금제와 판매점에 따라 공짜로도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의 보조금은 이동통신사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제조사 몫도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홈쇼핑에서도 ‘T옴니아2’를 볼 수 있다. 그동안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은 출시된지 최소 3개월 이상 된 제품들이 주류였다.
국내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올 초 목표로 했던 ‘트리플 투’ 전략도 암초를 만났다. 신종균 부사장이 연초 무선사업부를 맡으며 세운 ▲연간 2억대 이상 판매 ▲시장 점유율 20% 이상 ▲영업이익률 두 자리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앞의 두 가지는 달성이 유력하지만 영업이익률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1분기 11% 2분기 10% 3분기 10%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가별 영업이익률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이 세계 휴대폰 시장 중 매출액 기준으로는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수익성 악화는 전체 수익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며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풀터치폰 ‘코비’ 판매 예상치 밑돌아…마케팅 ‘부담’=보급형 풀터치스크린폰 시장에 내놓은 야심작 ‘코비’가 고전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에만 이동통신 3사에 8만여대의 ‘코비’를 공급했다. 하지만 누적 판매 기간 한 달이 넘었지만 2만여대가 개통되는데 그쳤다. 사실상 올해 공급은 더이상 힘들게 됐다. 휴대폰 자체로의 성적은 나쁜 편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출시 두 달만에 350만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체면을 구겼다. ‘T옴니아’에 마케팅을 집중하다보니 생긴 문제다.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코비’가 이대로 부진을 계속할 경우 내년 1분기 휴대폰 판매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 이번 주와 다음 주 KT와 LG텔레콤을 통해 나올 스마트폰 ‘쇼옴니아’와 ‘오즈옴니아’는 판매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올 매출과 영업이익률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말경 공개될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4분기 성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률 두 자리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트리플 투’를 내년에도 다시 목표로 세워야 할지 주목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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