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모뉴엘이 1000대 한정으로 판매하는 29만8000원짜리 ‘통큰넷북’이 화제다. 29만8000원이라는 가격보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쳤던 통큰치킨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모양새다. 역시 마케팅의 힘은 위대하다.
에이서의 29만9000원짜리 리눅스 넷북과 꼼꼼하게 비교해보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윈도7을 넣었지만 CPU와 하드디스크 사양이 다소 떨어진다. 어찌됐든 현 시점에서 정상적인 최저가 넷북은 맞다.
통큰넷북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몇 만원 더 주고 브랜드 노트북(삼성, HP, 도시바 등)을 구입하는 가치 구매형 소비자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넷북의 가격 저항선이 30만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PC 업체들은 재고 떨이든 신제품 출시든 미리 맞춰놓은 가격을 낮춰야 될지 말지를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에이서가 OS 불법복제를 조장한다는 업계의 비판을 들으면서 리눅스 노트북을 판매하는 꼼수를 부린데 이어 유통업체인 롯데마트가 쐐기를 박은 셈이다.
모뉴엘 입장에선 통큰넷북이 당장의 매출 볼륨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저가 이미지가 굳어져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TV에 광고까지 해가며 기술력을 강조했던 노력이 통큰넷북에 덮여질 것이란 얘기다. 조립산업에서 규모가 따라주지 못하는 기업은 기술력으로 틈새를 파고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