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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업의 꿈, 엔씨소프트가 이룰까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드닷넷]

국내 프로야구 출범 30년만에 제9구단 창단이 현실이 됐습니다.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9구단 창단 기업으로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준 것이죠. 연고지는 이변 없이 창원시로 낙점됐습니다.

이번 KBO의 결정은 ‘리니지’로 시작된 엔씨소프트의 도전을 온라인에서 그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온라인 게임업체입니다. 매출 면에서 넥슨에 뒤처지지만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 일가를 이룬 엔씨를 업계도 게임업체 가운데 으뜸으로 치더군요.

얼마 전 엔씨가 야구단 창단이라는 깜짝 카드를 내밀었을 때 내심 기대가 되면서 잘 될까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껏 엔씨가 보인 행보라면 오프라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테지만, 야구단 운영은 온라인과 너무도 다른 분야입니다. 지금껏 온라인기업이 오프라인에 진출한 경우는 많지만 성공한 사례도 극히 드문 것이 그런 이유를 뒷받침하죠.

야구단 창단을 위한 재무 건전성에는 KBO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현재 수익구조 뿐 아니라 향후 성장가능성에도 합격점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단 창단에 대해 증권가도 긍정적인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았고 연내 나올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길드워2’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것이 이번 KBO 결정에 보탬이 됐다고 판단됩니다.

사실 8일 KBO 이사회 결정에 앞서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심심치 않게 있었습니다. 업력이 갓 10년을 넘은 IT기업이 보수적이고 텃세가 강한 프로야구계에서 가서 잘 할수 있게냐는 것이죠. 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사들도 운영에 힘들어하는데 아무리 게임기업 1등이라지만 잘 할까에 의문의 시선이 많았습니다.

야구단 창단에는 약 500억원, 운영에는 매년 2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선수 수급은 기존 구단의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1,2군 합쳐 50~60명의 선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엔씨가 노력해도 기존 구단이 이끌어줘야 안착이 가능하죠. 9구단은 이르면 2014년에 1군 리그에 참여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에 대해 “게임업계에 이렇게 대중적이고 전국민적인 이슈는 이제껏 없었다”면서 “엔씨는 야구단 창단 허용 유무를 떠나 수십, 수백억 무형의 이득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엔씨소프트를 알게 됐으니 이러한 부분을 금전으로 따지면 엄청나다는 것이죠.

최근 엔씨소프트가 게임산업협회장 회장직을 고사하면서 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지만, 이번 야구단 창단으로 업계도 기분이 무척 좋다고 합니다. 야구단 창단이 게임업체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엔씨소프트는 KBO 이사회 결정이 발표 된후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과 관련해 각계 각 층에서 보여준 절대적인 성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프로야구를 현 위치까지 발전시키고 끌어오신 기존 구단들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고 창원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엔씨가 꿈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그러한 시너지 효과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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