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블리자드-e스포츠협회·방송사, 지재권 전격 합의…“2년간 라이선스 계약”

이대호 기자

-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법적 공방도 종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블리자드와 e스포츠협회·방송사 간에 불거진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충돌이 일단락됐다. 양측이 2년간 e스포츠 대회 개최 및 방송권 등의 합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가 온게임넷과 MBC플러스미디어와 벌이던 법적 공방도 종결될 예정이다. 차기 스타크래프트 토너먼트에 대한 소식도 조만간 발표된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www.blizzard.com)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 그리고 MBC플러스미디어에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 개최 및 방송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2년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한국e스포츠협회와 협회 회원사인 온게임넷, MBC플러스미디어는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 개최 및 방송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블리자드와 양 방송사간의 법적 공방은 종결될 예정이다.

◆지재권 전격 합의, 어떻게 나왔나=블리자드는 지난 3월 31일 곰TV로부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대회 개최 및 방송에 대한 독점권을 돌려받았다. 이에 따라 원저작권자인 블리자드가 양 방송사와 직접 협상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당시 곰TV는 “스타크래프트 대회 개최 및 방송에 관한 지적재산권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부터 블리자드와 방송사 간 분쟁 해결의 실타래가 풀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예정된 4차 변론이 오는 6월 17로 연기됨에 따라 양측이 합의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업계는 이르면 5월 안에 합의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보다 빨리 결과가 나온 셈.

이는 전 세계 e스포츠를 이끌어가는 국내 시장이 본사의 e스포츠 활성화 의지와 정반대의 상황으로 치닫자, 끝이 보이지 않는 소송에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공동설립자 겸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은 e스포츠의 중심지로써, 한국e스포츠협회 및 양 방송사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리자드가 물러섰다…하지만 협회도 승자는 아냐=업계는 e스포츠 지재권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자 “승자 없는 게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둘 중 누군가가 소송에서 이겨도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번 협력 관계 구축은 블리자드가 협회나 방송사보다 최소 한 발짝은 더 양보한 것이다.

국내의 e스포츠 지재권 공방은 전 세계적 최초 사례이기 때문에 해외의 이목도 쏠려 있었다. 그런데 원저작권자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블리자드는 원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던 e스포츠 리그를 수용하게 됐다. 이번 사례로 인해 여타 국가에서도 블리자드가 지재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e스포츠협회도 승자는 아니다. 지재권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싸움은 협의에 대한 그간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한 것은 물론이다. 그런 가운데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이 터지자 협회는 사건의 진화에 진땀을 빼야 했다.

더욱이 지난해 7월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면서 협회와 방송사의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제동이 걸렸다. 후속편 출시에 따라 e스포츠팬들의 이동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또 스타2가 나온 마당에 스타1이 e스포츠로 얼마나 생명력을 이어갈지 고민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양 측의 고민이 깊어 가는 가운데, 블리자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도 아니면 모’ 입장으로 소송에 임하던 방송사가 이에 화답했다. 스타1에 목을 맨 협회도 합의에 빠질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지재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더 이상 제살 깎아먹기 싸움은 안 된다는 것에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준호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상생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주목할 만한 e스포츠 대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우리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기자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