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GHz 승자 못가려…주파수 가격 466억 상승
- 2.1GHz는 4455억원에 LG유플러스 품으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승자의 저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1.8GHz 주파수 확보를 놓고 한 치 양보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은 17일 800MHz, 1.8GHz, 2.1GHz 대역의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진행했다. 그 결과 2.1GHz의 경우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 최저경매가격인 4455억원을 제시, 낙찰자로 선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1.8GHz 대역은 주인을 정하지 못했다. SK텔레콤과 KT는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모두 11라운드를 경합했지만 양사 모두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입찰가격 최소 상승폭은 경쟁가격의 1% 이상이다. 양사는 라운드별 최고가격의 1%씩 올리며 11라운드를 경합했다. 이에 따라 4455억원에 시작한 1.8GHz 주파수 가치는 4921억원으로 상승했다.

방통위는 18일 오전 9시부터 12라운드부터 다시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첫 날 SKT와 KT가 한치도 양보없는 경쟁을 펼친 만큼 1.8GHz 주파수 가치가 어디까지 상승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첫날 한치 양보없는 경합을 펼친 만큼 최종 낙찰가격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SK텔레콤이나 KT 모두 트래픽 폭증에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고 향후 LTE 투자 확대라는 동일한 네트워크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고민과 네트워크 전략이 같다는 측면에서 양사에게 남아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조건1.8GHz를 확보하는 것이다. 같이 매물로 나온 800MHz의 경우 주파수 폭이 10MHz에 불과하고 아직 4G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1.8GHz에 비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비정상적으로 주파수 가격이 상승할 경우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전체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로 인한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한 사업자는 향후 투자 및 요금인하 여력을 상실할 수 있고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는 미래성장을 위한 기회를 상실한다는 점에서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유럽에서는 지나친 경쟁과열로 주파수 가격이 상승, 통신사들이 홍역을 치룬 바 있다. 영국의 경우 150라운드를 거친바 있으며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도 과열경쟁으로 주파수 반납사태를 비롯해 통신사들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례도 나타난 바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