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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제…민주당 “체계적 계획세워 다시 진행해야”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회에서도 주파수 경매제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출혈경쟁으로 승자의 저주는 물론, 소비자에게 부담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31일 체계적인 중장기 주파수 배분 계획을 먼저 수립한 후 합리적인 경매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촉구했다.

2.1GHz 주파수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가 배제되면서 1.8GHz 대역에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민주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방통위의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경매 과열을 부추키고 있다”며 “2.1GHz 대역 경매에 SKT와 KT 참여를 제한해 LGU+에 사실상  최저경쟁가격에 할당했고 SKT와 KT는 활용가치가 낮은 800MHz 대역 보다는 1.8GHz 대역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경매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자의적 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매제를 도입해 놓고, 방통위가 경매 참여 사업자를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전 제한해 특정 주파수 대역에 경매 과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야기했다”며 “사업자 제한과 같은 대원칙부터 세부경매방식까지 모두 방통위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절차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매를 통한 주파수 할당방식은 주파수배분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할당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경매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과열 경쟁에 따른 출혈 경매로 인해 소위 ‘승자의 저주’를 낳을 위험이 높다. 자칫 경매의 역기능으로 인해 통신사업자가 안은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뿐만아니라 통신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영국은 경매과열로 인해 2.1㎓ 30MHz폭의 낙찰가가 무려 10조원에 이르렀으며, 독일 역시 8조70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낙찰이 이뤄진 바 있다. 낙찰 사업자들은 과도한 부담으로 인해 재정상태가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했고 자금 조달의 어려워지면서 3G망 투자가 지연됐다. 또한 요금인하 여력의 훼손으로 인해 영국과 독일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통신요금 인하율이 낮았다. 결국 과열 경매로 인해 통신산업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우를 범한 것이다.

이에 영국과 독일은 경매 실패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경매 과열을 막기 위해 영국은 내년 시행 예정인 800㎒와 2.6㎓ 경매에서 최저 입찰가를 낮게 설정했고, 독일은 지난해 800㎒, 1.8㎓, 2.6㎓ 등에서 총 41개 블록을 한꺼번에 경매함으로써 경매 과열로 인한 폐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방통위는 해외 국가들의 경매 시행 과정에서 나타는 실패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섣불리 경매를 추진해 현재로선 해외의 시행착오를 그래로 답습할 우려가 높다”며 “우리나라의 최저경매가는 해외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되어 경매입찰가 과열을 부추길 우려가 불을 보득 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주파수 경매 최저가격은 1.8GHz와 2.1GHz의 경우 4455억원, 800MHz 대역은 2610억원이다. 내년에 이루어지는 영국 4G 주파수 경매에 비하면 최소 5배에서 최대 25배까지 높은 수준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최근 주요국 4G경매 최저경매가 대비 최저 4배(스웨덴)에서 최대 1500배(덴마크) 수준으로 설정됐다.

이에 민주당은 “중장기 주파수 배분 계획 없이 상황논리에 따른 주먹구구식 주파수 배분이 경매 과열을 초래하고 있다”며 “활용가능한 신규 주파수를 먼저 발굴하고, 이에 따라 체계적인 중장기 주파수 배분 계획을 먼저 수립한 후 합리적인 경매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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