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사상 첫 주파수 경매…SK텔레콤 손에 달렸다

채수웅 기자
- 2.1GHz 대역 SKT·KT 배제…LG유플러스 단독 입찰
- 1.8GHz서 KT와 경쟁할지 800MHz 확보할지가 관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과 KT의 경매참여 제한조치를 의결함에 따라 가장 관심을 모았던 2.1GHz 주파수 전쟁이 사실상 종료됐다. 이제 남은 것은 1.8GHz 대역을 어느 사업자가 가져갈 것인지와 800MHz 주파수 등장이 이번 경매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이다.

방통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2.1GHz 등 주파수 할당계획을 의결했다. 예상대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2.1GHz 대역에서는 SK텔레콤 뿐 아니라 KT까지 경매참여를 제한하며 사실상 LG유플러스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신규사업자가 등장하지 않는한 단독으로 2.1GHz 경매에 입찰, 최저경쟁가격인 4455억원으로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이제 남은 1.8GHz와 800MHz 대역의 경매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가 관심이다. 1.8GHz 대역은 20MHz폭, 800MHz는 10MHz폭이다.

SK텔레콤이나 KT나 일단은 1.8GHz 대역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1.8GHz는 주파수 폭이 20MHz인데다 올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업자 자구노력으로 트래픽 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 방통위가 주파수 할당을 지금 한 이유는 절대량의 주파수 공급을 늘려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800MHz 대역은 폭이 10MHz인데다 내년 7월에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아직 LTE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글로벌 표준도 마련돼지 않았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로 트래픽 관리가 시급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1.8GHz 대역이 매력적인 것이다.

하지만 800MHz 대역의 동시 경매가 변수가 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예전처럼 주파수 확보를 통해 경매대가 이상의 수익을 얻어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과열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게 방통위의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800MHz 대역은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800MHz 대역과 붙어있기 때문에 10MHz폭이더라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 역시 그러한 점을 고려해 주파수 경매에 800MHz 대역을 포함시킬 것을 방통위에 제안했다. 1.8GHz 대역에서 SKT와의 과열경쟁을 피해보겠다는 신호였다. KT에게 800MHz 대역은 주파수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밴드 등을 제외하면 투자대비 효율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800MHz에 투자할 가능성이 적다. 800MHz 주파수의 최저경쟁가격은 2610억원이다.

이제 남은 것은 SK텔레콤의 선택이다. 1.8GHz에서 KT와 치열한 주파수 경쟁을 펼칠 것인지, 당장 투자하지는 못하더라도 확보해서 나쁠 것 없는 800MHz를 가져갈 것인지, SK텔레콤의 선택에 따라 사상 첫 주파수경매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