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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GHz 주파수 경매, 누워서 떡 먹은 LG U+…만년 3위 탈출?

윤상호 기자
- 최저가 4455억원에 낙찰…확보 주파수 당장 사용 확률 낮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첫 주파수 경매 결과가 나왔다. 예정대로 2.1GHz 주파수는 LG유플러스의 품에 안겼다. LG유플러스는 2.1GHz 주파수 20MHz 대역을 10년간 사용할 권리를 획득했다.

1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 결과 LG유플러스가 2.1GHz 20MHz 대역을 4455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밝혔다. 4455억원은 방통위가 정한 최저 입찰가다.

2.1GHz 주파수는 전 세계에서 3세대(3G) 이동통신 공용으로 쓰고 있는 주파수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60MHz, KT가 40MHz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할당하는 20MHz 대역은 LG유플러스가 3G 서비스를 포기하면서 반납했던 대역 중 절반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며 SK텔레콤과 KT도 당초 이 대역을 원했지만 방통위가 양사의 주파수 경매 참여를 배제하는 방법으로 LG유플러스만 가질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도 이상철 대표가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2.1GHz가 없어서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로 우선권을 주장해왔다.

경매에 참여한 LG유플러스 김형곤 상무도 “그동안 서비스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받을 주파수로 이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LG유플러스가 2.1GHz 주파수를 확보한 것에 따른 시장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2.1GHz를 4세대(4G) 이동통신 네트워크 롱텀에볼루션(LTE)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금 투자하고 있는 800MHz LTE 전국망 설치 이후 가입자 증가 추이에 따라 실제 사용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수급 문제도 SK텔레콤과 KT를 포함 2.1GHz에서 3G 서비스를 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이 주파수를 LTE로 전환하는 최소 1~2년이 지나야 해결 기대를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같은 800MHz LTE를 구축하고 있는데도 단말기 수급 어려움은 여전하다.

결국 LG유플러스가 만년 3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2.1GHz 확보보다는 공격적 요금 인하 등 새로운 요금 패러다임 개발, 네트워크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 이번 주파수 경매는 방통위가 LG유플러스에게 적절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보다는 SK텔레콤과 KT의 트래픽 증가를 수용할 수 있는 카드를 무산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2.1GHz를 확보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이 말했지만 사실상 최소 2~3년은 사용하지 않을 일종의 보험 성격의 주파수 확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통신사에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던 것”이라며 이번 결과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주장하는대로 1등을 하려면 최근의 통신 불통 사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를 좀 더 확대하고 요금 인하에도 동참해야 한다”라며 “3위 사업자다운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지 않는 한 틈새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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