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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특허전쟁 ‘최전선’ 왜 유럽일까?

윤상호 기자

- 본사 소재지 아닌 선진시장 상징성·노키아 빈자리 차지 위한 견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치열하다. 각각의 본사가 있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관련 판결이 나오는 등 유럽이 격전지다. 소송 국가도 유럽이 제일 많다. 독일 네덜란드 외에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싸우고 있다. 세계 양대 선진시장인 서유럽에 몰려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유럽에서 격전을 벌이는 이유는 양사의 본거지를 벗어난 제3의 선진시장이라는 점과 노키아의 위기를 틈타 유럽에서 주도권을 굳히려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제조사 직접 유통시장 규모도 상당해 통신사 변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승자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1년 2분기 지역별 세계 휴대폰 시장 제조사 점유율’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중요한 시장 변화로 노키아의 몰락과 삼성전자의 서유럽 점유율 1위, 애플의 서유럽 시장 3위를 꼽았다.

SA는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30%가 넘는 점유율로 처음으로 서유럽 점유율 1위로 뛰어올랐다”라며 “애플은 아이폰 강세로 서유럽에서 3위를 굳혔다”라고 평가했다.

서유럽 시장에 대해서는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 삼성전자 애플 HTC가 하이엔드, ZTE 알카텔TCL 화웨이가 중저가 시장의 이익을 늘리고 있다”라며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은 홈 이점을 잃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로서는 노키아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올해가 유럽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중동부 유럽은 아직 노키아가 선두지만 하반기는 위태롭다. 수익성은 서유럽이 높다.

3위 애플로서는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 판매를 막는 것이 단기간에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지난 2분기 서유럽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노키아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30.3%와 21.7%, 12.8%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깎아낸 만큼 애플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노키아를 떠난 사람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잠재고객이다.

애플이 판결이 뒤집어 질 경우 피해를 배상해야 하는 서유럽에서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실제 애플의 주장대로 소송이 진행됐다면 서유럽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하반기 제대로 판매하기 어려웠다. 고스란히 애플 몫이 될 수 있었다.

파국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애플은 현재만으로도 노키아를 지우고 삼성전자와 양강구도를 만든 것만으로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HTC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다른 경쟁자에게 장벽을 치는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도 유럽은 전략지역이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소송은 각각 삼성전자와 애플에 유리하게 판결이 나더라도 시장 크기가 달라 삼성전자의 타격이 더 크다. 유럽은 다르다. 제3지역이기 때문에 판결을 가지고 여론전을 벌이기도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 ▲LCD 모니터 ▲복합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홈씨어터 ▲양문형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에서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다. 자체 운영체제(OS)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곳도 서유럽이다. 소송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타격 우려도 적은 셈이다.

또 제조사 직접 유통 시장이 활성화 돼 있어 통신사 입김에서 다른 곳보다는 자유롭다. 통신사 등 다른 변수를 걱정하지 않고 애플과 정면대결 할 수 있는 토양이다. 세계 1위 노키아를 본고장에서 눌렀다는 명예를 지키기 위한 대응도 불가피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의 유럽 대결은 일진일퇴다. 애플은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 전역에서 삼성전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의 판매와 마케팅을 금지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곧 독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특허 침해 주장 10건 중 9건을 무효화 했지만 스마트폰 ‘갤럭시S’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S2’는 나머지 1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오는 10월14일부터 판매가 중단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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